본문 바로가기

    천고서랑은...

    예스러운 배경의 소설과 드라마를 이야기합니다.

소설/잡설

아키타입 브랜드

by 와룡 2007. 9. 19.

첫 발매일이 8월 21일 이었던데 비하면 이 글은 참 늦은 셈이다.
사실, 책을 접한 것은 고작 1,2주 전이었다. 일단 사려고 했던 <곤륜>의 출간이 미뤄진데다 평소 루트에 서점이 없어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원CI의 새 소설 브랜드 아키타입. 어떤 것인지는 이미 인터넷에 수없이 올라와 있다.
유명작가 검류혼과 또 유명 일러스터 정준호의 이름 덕에 초반에는 그 분들 이름이 주였다. 지금은 다른 작품들도 쉽게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다. 출간된 아키타입 브랜드 중, 우선 <소병전기>를 먼저 받았고, 오늘은 또 <머메이드 사가>를 받았다.
브랜드 대표작이라 그런지 표지며 일러스트는 단연 <머메이드 사가>가 뛰어나다.

 

처음 <소병전기>를 받았을 때 책이 어찌나 이쁘던지, 깜짝 놀랐다. 인터넷으로 봤을 때는 그렇게 예쁜줄 몰랐는데, 역시 직접 봐야 하는구나 생각했다. 우선 자그마하고 도타운 판형의 느낌이 좋다. 이어 반투명 띠지며 속표지. 앙증맞은 타로카드까지. 평소에도 표지 예쁜 책을 즐겨 사는 편이긴 하지만, 이번 것들은 타로카드도 특별히 예쁘다.
<머메이드사가>, <쾌도난마>, <천의이름> 중 굳이 <머메이드..>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멋진 표지와 타로카드 때문이기도 하다. 본디 공포물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악처>는 부득불 제외되었지만 <곤륜>은 출간 즉시 사 볼 생각이다. 공짜로 얻으면 더 좋겠지만^^;

그나저나, 갑작스레 아키타입 이야기를 꺼내놓게 된 것은 9월 출간작 때문이다.
한 때 김용을 위시한 중국 무협작가들이 국내 시장을 뒤흔들어 놓은(?) 때가 있었다. 대세는 김용이지만 나 같이 일부 고룡 매니아들은 아직 그의 기발하고 제멋대로인 작품의 맛을 기억하고 있다.
대원에서 중국 작품을 국내에 내놓겠다고 했을 때 무척 기뻤다. 지금은 국내 무협소설이 워낙 많이 나오는데다, 무협보다는 판타지쪽이 우세하기 때문에, 중국 무협이라고 하면 국내 독자들에게 외면받기 십상이다. 몇년 전에 시공사에서 고룡의 미출간작을 시도했으나, 벌써 5년여가 지나도록 출간되지 못했다. 시공사에서는 이제 무협을 접었다는 소식도 들었다. 대원쪽에서 출판하려는 작품은 지난날 애수가 담긴 80년대 무협이 아니라, 최근 대륙에서 유행하고 있는 무협/판타지 작품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무협의 종주국 답게 중국은 무협소설대회(?)도 개최되는 실정이고 인터넷의 보급으로 웹상 연재작이 수없이 많다. 그 중에서도 꽤 괜찮게 느껴지는 작품들이 있고, 그 중에서도 고룡을 연상시키는 작품도 있었다.

북경대 중문과 학생이 쓴 <무림객잔>이 그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작품은 9월 중에 아키타입 브랜드로 출간된다.
<무림객잔>은 무엇보다 고룡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개성있는 캐릭터. 약간은 엽기적인 이야기들. 김용식 성장무협이 아닌, 고룡식 추리무협.
첫 장면을 보았을 때부터 이 작품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내로라하는 북경대 중문과에다 여자인만큼 고룡의 작품보다는 문체가 화려하고 묘사가 많은 단점(번역자의 입장에서-_-;;)이 있지만 번역하는 도중에도 뒷부분의 내용이 궁금해 번역보다 우선 책부터 읽곤 했다. 물론 잘 살펴보면, 아무래도 고룡의 필력을 따르지 못하지만, 데뷔 5년도 안된 신인작가가 30년차 명작가를 따라잡는다는 것부터가 이미 말도 안되는 소리다. 계속 다듬다보면 그녀는 분명 고룡의 뒤를 이을 무협작가가 될 것이겠으나, 안타깝게도 최근에는 무협보다 판타지쪽으로 성향이 많이 기울어져 있다.  

어쨌거나 최신 중국 무협을 보고 싶은 사람, 고룡의 향수를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는 강력 추천해줄 수 있는 책이다.

독후감(?)은 천천히, 책이 출간된 다음에 써야겠다. 미리 읽고 나면 재미가 없을 테니까.
덧붙여, <곤륜>은 정통 무협에 가까워서 고룡보다는 김용 느낌이다. 내용 완성도나 문장의 고상함에서는 <곤륜>이 우월한 듯. 반면 스피디한 전개나 톡톡 쏘는 맛, 캐릭터의 매력에 있어서는 <무림객잔>이 최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