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 댄 에버

소극장에서 하는 뮤지컬은 어떤 느낌일까? 아무래도 웅장함은 적겠지...
단지 류정한이 나온다는 것만으로 다른 기대는 별로 없었다.

하지만 무조건 큰 스케일의 공연만이 최고의 감동을 주는 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깨닫고 왔다.

소극장 연극을 좋아하는 것은, 배우를 가까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뮤지컬이라고 다를 것 있으랴? 물론 연기가 주가 될 수 없는 정통 뮤지컬이라면 노랫소리만 잘 들린다면 큰 극장 맨 뒷자리에서 봐도 별 차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클로저 댄 에버는 다르다.

뮤지컬 적인 면도 많지만 연극적 요소도 많은 공연이다. 배우들이 조금만 연기가 모자랐다면 가까이 있는 관객들을 속여넘기지 못했을 것이다. 흥겹고 즐거운 음악에 끊임없이 펼쳐지는 익살스런 이야기들. 약간 무거울 지도 모를 장면들을 가볍게 잘 소화해낸다.

지킬앤 하이드에서 본 류정한의 모습은 카리스마와 감동 그 자체였다. 그의 꾸밈없는 맑은 목소리, 놀라운 열정에 난 첨부터 그에게 반했다. 그래서 이 다음엔 그가 무슨 역할을 할까 기대도 많았다.

클로저 댄 에버에서 그의 모습은 결코 지킬도 하이드도 아니었다. 애교만점, 재치만점의 멋쟁이 아저씨. 잘생겼다고 볼 수는 없는 얼굴이지만, 그 목소리 하나로, 이른바 '다롱이석'이라는 특정 자리에 앉은 소녀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어주었다. 더욱이 예상치 못한 깜찍함에, 심신을 연상시키는 노래 한곡조까지.

어째서 작은 무대를 택했을까 하던 의아함은 곧 가셨다.

모두 합쳐 6명의 배우. 그러나 공간을 채우기에는 그들만으로 충분했다. 바람의 나라에서 온갖 폼을 잡고 걸어다니던 무휼 고영빈 역시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그들과 함께 박수치고 춤추던 기억이 가슴에 남아 있다. 사람을 즐겁게 만들 수 있다면, 그들의 삶은 얼마나 행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