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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고서랑은...

    예스러운 배경의 소설과 드라마를 이야기합니다.

미디어/게임

삼국지 13

by 와룡 2016. 4. 2.

산지는 좀 됐다. 나오자마자 샀으니.

요즘 블로그질도 잘 안하고 바빠서 게임도 많이 못하다보니 깜빡했지만, 그래도 삼국지 매니아로서 오랜만에 나온 삼국지 13을 포스팅 하지 않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싶어서 글을 써본다.


너무나 오랜만에 나온 삼국지다 보니 내용이고 뭐고 무조건 사겠다고 결심했다.

안타깝게도 한글판이 5월에나 나온다기에 본래 참을성이 없는 나는 그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스팀판을 구매했다.

하지만 뭐, 참을 수 있는 사람은 가격도 싸고 읽기도 쉬운 한글판을 사는 것이 아무래도 낫겠지.


언제나 그렇듯, 처음은 제갈량으로 시작해본다. 삼국지 13은 장수제이기 때문에 제갈량이 출사하기 전에도 가능하지만, 아쉽게도 역사적인 문제 때문에 207년부터만 선택 가능하다. 그리고, 삼고초려가 벌어지면 유비를 거절할 수가 없다. 혹시나 내가 신야에 없으면 삼고초려가 안될까 했는데... 꿈 깨자. 제갈량의 군주는 무조건 유비다.


사기 캐릭터다. 능력치가 딸리는 게 없다.


출사 전의 제갈량의 모습은 이렇게 곱상한데, 출사 후에는 판에 박은 듯 뻔한 모습이어서 싫다.

삼국지 10이 가장 내 취향에 잘 맞았는데, 그걸 생각하고 플레이하면 실망이다. 장수제라고는 하지만, 출사하지 않은 장수가 할 일이 거의 없다.

할 일이래봤자 인맥 쌓기 정도지만, 인맥을 쌓으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돈을 벌 방법이 없다. (거리 조사로 가끔 돈을 얻을 수 있지만 얼마 되지도 않고...)



그래서 일단 출사한 후부터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AI의 문제인지, 내 군주가 무식해서 그런지(이 때는 마초로 플레이 중), 아무 의미없이 태수 자리를 자꾸 바꿔서 꾸준히 뭔가를 할 수가 없다. 계속 최전방에 두는 것도 아니고 후방으로 뺐다가 전방으로 보냈다가...


짜증나서 내가 직접 군주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요번에야 말로 평소 내가 즐기는대로 여자 신무장을 만들어서 제갈량과 결혼하기로 하고.


삼국지 13이 삼국지 12만큼 실망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만족스러운 것도 아니다.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 장수제라면서 장수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과, 좀 더 실제같은 느낌은 들지만 게임 자체의 매력을 크게 떨어뜨린 실시간 플레이다.


게임을 좋아하지만, 잘 하지는 못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실시간이란 상당히 부담이 크다.

게임의 AI를 못 믿기 때문에 내가 직접 전투 플레이를 하는 편인데, 군주인 내가 전투에 참가한 상태에는 다른 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전혀 케어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내가 신야에서 싸우는 동안 뒤에서 누가 양양으로 쳐들어오면, (양양에 태수가 있다면 모를까, 없다면) 군대 편성이나 구원군 호출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전투에 참여했을 때 그만큼 재미가 있느냐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여기도 실시간 전투이다보니 나처럼 반응 느린 사람은 부대를 제각각 컨트롤하기가 힘들고 귀찮아서 그냥 똑같은 성문 똑같은 공격 목표에 쏟아붓는다. 그리고 목표만 지정해주면 별로 할 일도 없다. 가끔 전략이나 써주는 정도.


그나마 내가 흥미를 느낀 부분은 인맥 관리와 내정 부분이다.

수집벽이 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삼국지 인물들과 모두 친구가 되려고 시도해보았다. 물론 시간이 부족해서 모두 친구가 되지는 못했지만 내 진영에 있는 웬만한 인물들은 다 막역지우가 되었다. 

내정 부분은 전작들보다 신경을 덜 쓸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다소 귀찮던 병사 모집이 사라졌고(덕분에 언제든지 전투 가능), 훈련도에 따라 자동으로 병과가 늘어나는 것도 편하다.


또 한 가지 좋은 점은, 전군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 마치 전작에 있던 전역의 개념처럼, 전체 도시 병력을 한꺼번에 움직여 공격이 가능하다. 그리고 한번 출병한 부대는 일부러 해산하지 않는 한 계속 남아 있기 때문에 연속 전투도 가능하다.


그래서 일단 도시가 많으면 짱이다. 

초반에 손권이 10만 명으로 쳐들어온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겨우 도시 서너 개인 내가 이걸 이길 방법이 있을까? 방법은 단 하나 동맹 뿐.

세력이 약할 때는 무조건 큰 세력과 동맹을 맺고 작은 세력부터 하나씩 병탄해서 도시 개수를 늘려나가는 수밖에 없다.


단번에 10만명 동원하는 손권원상은 아예 20만명 동원


신야에서 시작해서 유표부터 무너뜨리고 이어 유장을 먹고 나니 어느새 원소에게 밀린 조조는 (고맙게도) 도시 하나만 남은 상황이었다. (물론 유비는 이미 멸망)

한 번 출병한 부대는 도시를 점령하기만 하면 그 곳에서 군량을 채운 후 다음 도시로 진격할 수 있다. 게다가 상대편도 내 공격을 막기 위해 여러 도시에서 병사를 동원하기 때문에, 대 병력으로 구원군들을 하나씩 섬멸해나가면 상대편의 도시 대부분이 병사가 없어 텅텅 빈 상황이 된다.

이럴 때 대규모 병력을 한꺼번에 움직여서 적의 도시를 차례대로 돌면 끝.

어떤 면에서는 너무 싱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도시를 10개 넘게 가진 손권을 출병 두어 번으로 멸망시킬 수 있으니까.


아무튼 원상만 남은 상황에서 헌제가 양위를 해준다.

내가 좋아하는 마초와 제갈량을 양쪽에 낀 행복한 상황. 이때쯤 마초와 결혼하고 제갈량과는 의형제를 맺었기 때문에...


내가 나이가 많은지 날 누나라고 부르는 제갈량... -_-;;



나라를 세우자마자 원담이 다시 20만 명으로 공격해왔다. 이제 마지막 전투를 해야 할 때인가 보다.


막상 출병하려고 보니 좋은 장수가 있는 도시에는 병력이 없고... 병력이 많은 후방 도시에는 장수가 없다. 빨리 정리 좀 해 놓을 걸


참, 일기토도 참 재미가 없는데... 

아무튼 방덕과 장비의 일기토가 벌어지기에 캡쳐를 해봤다. 장비가 이겼으나... 이 때 장비는 내 장수가 아니었다는 것.

혹시나 방덕이 이길까봐 기대를...하지만 역시나.1:1에서 장비를 이길 장수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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