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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잡설

랑야방 좀 더 자세히 알기 - 관직 및 작위

by 와룡 2016. 7. 8.

랑야방에 중국 관직이나 무협 용어 같은 것이 많이 나와 익숙지 않다기에 도움이 될까 싶어 정리를 해본다.

그 첫 번째가 관직과 작위. 

몰라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상관은 없지만, 알고나면 이야기 흐름을 좀 더 재미있게 따라갈 수 있을 것 같다. (아는 만큼 본다고들 하니까~)

일단 그림으로 정리.

대량의 관제는 중국 고대 관제를 거의 따른다. 역사에 없는 것은 딱 하나, 현경사. 내 느낌엔 명나라 때의 금의위와 동창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 같다. 보통 중국에서 속좁고 의심많은 황제라고 하면 명태조 주원장을 주로 꼽는데, (조조는??!!) 작가가 대량 황제의 의심많은 성격을 부각하려고 명나라 '의심병'의 대표적인 제도를 흉내낸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작위

위 그림에서 관직들과 연결되지 않은 '종친 작위'와 '귀족 작위'는 관직과 무관하다. 황실의 핏줄이거나 귀족세가 출신, 혹은 공을 세워 귀족 작위를 하사받는다.

종친의 작위는 친왕 -> 군왕 순이다. 군왕은 다 큰 황자들에게는 다 주는 작위인 것 같고, 예쁨을 받아야 친왕으로 전직 가능. (그래서 정왕은 대장군왕인데도 친왕이 못됨) 친왕이 되면 왕주(王珠, 드라마에서는 면류관)의 개수로 품계를 나타내는데, 최고의 품계는 왕주 7개다. (소설에서 그 이상 받은 사람이 없으니 아마도)

번왕은 군왕에 포함될 것 같은데 소설에서도 명확한 설명이 없어서 따로 써놨다. 

번왕이란 중앙의 힘이 잘 미치지 않는 먼 국경 지방을 다스리는 왕으로 보통은 적국과의 사이에서 중앙 정부의 울타리 역할을 한다. 그래서 혹시라도 번왕이 적국과 손을 잡거나 해서 배신하면 중앙 정부는 큰 타격을 입는다. 대표적인 예가 청나라 오삼계. 대량 황제가 적염군 사건 이후 운남왕을 지원하지 않은 이유는 그 때문이다. 세력 키워주었다가 더 큰 적이 될까봐. 종친이라고 하면 황실과 피가 이어져 있어야 하는데, 대량에서 번왕은 황실 핏줄이 아니지만 종친으로 대우해주는 것 같다. 

번왕인 운남왕 목청 (귀염)

귀족의 작위는 다들 많이 들어본대로 공->후->백->자->남인데, 대량에서는 '공'과 '후'의 구분이 없으므로 ('후'가 1품인데 공이 '0'품일 수는 없겠지...) 그냥 작위명 차이 정도로 보아도 될 듯. 

덧붙여 말하면, 작위란 지방 영토를 떼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작위명에는 주로 지방 이름이 들어간다. 경국공은 '경국'이라는 지방을 봉토로 받았고, 녕국후는 '녕국' 지방을 봉토로 받은 거다. 

*녕국후는 나라를 안정시켰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고 봉토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나도 지금은 이 의견에 동의!

그리고 빠뜨렸는데, 봉토를 준다는 것은 봉건시대에는 땅을 떼어주고 다스리게 한 것이지만, 주나라 이후 중앙집권이 되면서부터는 봉토란 직접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세금을 거두는 권한을 주는 것으로 바뀌었다.

랑야방에서는 이런 제도를 일부 따르기도 하고 따르지 않기도 했다. 예를 들어 똑같은 '후'지만 언후는 작위명이 없으니 봉토를 받지 않은 것이다. (그냥 명예 작위로 볼 수도...) 종친들 중에도 기왕(祁王), 회왕(淮王) 등은 봉토 명을 쓰지만, 예왕, 정왕의 '예(譽)', '정(靖)' 은 내 짧은 지식에 비춰볼 때 봉토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랑야방에서는 가상의 지역이 많이 나오니 '예'나 '정'도 봉토 이름일 수 있지만... 오히려 작가가 일부러 이름에 의미를 넣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예왕은 중국어 발음이 '욕망'과 비슷하기 때문에 욕망의 왕이라는 의미로 그렇게 지었다는 말이 있다. 

정왕은? 개인적으로는 사조영웅전의 곽정(郭靖)에서 따왔을 거라고 지레짐작하고 있다. 우직하고 올바르다는 점에서는 성격이 비슷하니까. 

한 가지 더 떠들어보면, 여자 종친들도 당연히 작위가 있다. 정식으로 봉작을 받은 공주는 역시 '공주' 앞에 지방 명이 붙는데, 진양 장공주, 리양 장공주는 봉작이다. (장공주는 황제의 누이들을 말함.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자 형제가 황위를 이으면 자동으로 공주는 장공주가 됨. 한 대 더 올라가면 대장공주. 싸움을 잘해서 대장인 게 아니다 ㅎㅎ)  반면 경녕 공주는 아직 어려 봉작을 못받았는지 그냥 이름을 써서 경녕 공주라고 한다.

왕의 딸은 군주라고 하는데, 역시 봉작을 받으면 지방 명에 군주를 붙이지만 예황 군주는 이름대로 부르는 걸 보아 봉작을 받지 못했다. 사실 받지 않았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다. 사실 그녀는 운남 목왕부의 실질적 지휘자이니 따로 봉작을 내릴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 아니면 너무 멋진 인물이기 때문에 이름을 강조하려고 그랬는지도. 

*하나 추가. 봉작을 받은 군주는 심추의 어머니인 청하 군주. '청하'라는 단어가 예뻐서 여자 이름 같기도 하지만, 지방 이름이기도 하기 때문에 지방 명으로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심추 같은 아들을 둔 어머니에게 이름을 막 부를 수는 없으니... ㅎㅎ


관직

이제 좀 더 복잡한 관직으로... 

고대 관직에서 가장 높은 것은 삼공이라고 하는 세 개의 관직이다. 시대마다 삼공의 이름이 다른데, 랑야방에 '태부', '태사'라는 관직명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주나라 때의 삼공인 '태부', '태사', '태보'를 채용한 것 같다.

임수의 스승인 대학자 여숭은 한 때 태부였다. 태부는 황제의 스승 격이고 나라의 예법을 관장한다. 엄청 높은 자리에 있었던 셈인데, 이렇게 높은 사람이 반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황제는 적염군 사건을 모반이라고 결정했다.

태사는 육부의 수장인데, 언궐의 아버지이자 언예진의 할아버지가 '언 노태사'라고 불리는 걸 보면 생전에 태사 자리에 있었나보다. 역시 엄청난 가문이다. 매장소가 금릉에 온 시점에서 이미 여숭과 언 노태사는 그 자리에 없지만, 아무튼 상당히 높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알고 보면 다 주인공 편이라는 점에서, 주인공의 목적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육부는 초반 드라마에서 매장소가 패까지 만들어가며 보여줬기 때문에 낯이 익을 것이다. 나라의 살림을 맡는 실무 부서들인데 총 여섯 개의 부서로 나뉘며 그 수장은 상서다. 학생 때 국사 시간에 들었음직한 '이호예병형공'이 그 여섯 개의 부서다. (난 이 때 사또의 '이방'이 '이호예병형공'의 '이방'이라는 걸 첨 알았다. 그냥 내관 아닌 내관인 줄만 알았는데...)

드라마에는 이들 육부는 모두 파벌이 있는 것처럼 매장소가 패를 나열해 보여준다. 하지만 소설에서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태자파 = 호부, 예부, 병부 (+녕국후와 순방영), 

예왕파 = 이부, 형부 (+경국공과 대리사) 

공부는 누구 편인지 나온 적이 없다. 

호부 상서 루지경 (태자파)예부 상서 진원성 (태자파..로 어쩔 수 없이)

이부 상서 하경중 (예왕파)형부 상서 제민 (예왕파)

호부는 조세와 화폐를 다루는 부서이기 때문에 태자에게 돈을 많이 슬쩍해 줬고, 이부는 문관의 임명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역시 청탁을 받아 예왕에게 돈을 대줬다. 이래서 이 두 곳이 무너졌을 때 태자와 예왕이 타격이 컸다. 

어쨌거나 매장소의 책략으로 호부, 예부, 이부, 형부는 모두 무너진다. 신임 호부 상서 심추와 신임 병부 상서 채전은 누가 뭐래도 정왕파기 때문에 파란색으로 표시했다. (심추 채전 콤비 짱!) 신임 예부 상서 류기와 신임 이부 상서 사원청은 명확하게 정왕파라고 나오지 않지만, 정왕의 장인인 류징과 이래저래 관련이 있기 때문에 파란색.

랑야방에는 매장소의 계략으로 온갖 사건이 벌어지기 때문에 감찰조사기구가 여럿 나온다. 현경사, 대리사, 형부이다.

현경사는 황제 직속의 감찰 기구이고, 황제의 명령을 받아 사건을 조사하고 범인을 심문하기 때문에 다른 기관에게 제약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대리사형부는 비슷한 역할을 하면서 서로 감찰한다. (그래도 형부가 더 높겠지??) 다행히(?) 형부와 대리사는 초반 모두 예왕파였기 때문에 서로 감시할 필요가 없었다.  

소설을 읽다보면, 형부나 대리사에서 누군가를 심문할 때 '삼사'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나오는데, 이것 역시 부서들끼리 서로 감찰하는 기능이다. (현경사는 그런 거 없다. 황제 허락만 받으면 끝) 랑야방에서 '삼사'는 중서성, 정위, 어사대라고 하는데 각자 역할은 다르다. 딴 건 몰라도 중서성에서 일하는 중서령 류징은 정왕파이기 때문에 파란색으로 표시해봤다. 정위는 형부와 비슷한 법률을 집행하는 곳이고, 어사대는 간언을 하는 곳이다.

여기까지 문관들 이야기였고...

무관직을 보면, 말이 필요없는 금군. 황제와 황궁 안을 지키는 군대이고, 몽지가 그 수장이다. (몽지는 본래 '대통령'이라고 불리는데 아마도 요즘의 대통령과 헷갈릴까봐 그냥 '통령'으로 부른 것 같다. 몽 대통령이 좀 더 입에 착착 감기는데) 황제와 매장소가 몽지를 마구 부리니까 별로 높은 사람이 아닐 것 같지만, 사실 금군 통령도 품계가 1품이라 녕국후와 똑같다. 육부 상서들은 2품이니까 심추와 채전보다 높은 자리다. 그만큼 금군의 역할이 중요한 거겠지. 황제를 지켜야 하니까 (근데 안 지키는게 함정)

알고 보면 고위 관리인 몽지

'용금위'라는 것도 나오는데 황제의 근위병이다. 한 때 언궐이 언예진을 여기 밀어넣으려고 했단다. (지금 생각해보면 훗날의 대비를...??) 그런데 이 근위병들이 금군 소속인지 아닌지는 명확하지 않다. 

난 얘들이 용금위인가 싶었는데... 얘들은 어림군이라고 한다.

가면 쓴 호위 무사들.. 너희는 누구냐

또 하나의 무관 기구는 순방영이다. 순방영은 황궁 밖 경성의 치안을 맡는 군대다. 본래는 사옥이 쥐고 있었지만 사옥이 무너진 후 정왕의 손에 들어가서 나중에 제대로 활약한다. 

그리하여 정왕파는, 호부, 형부, 금군, 순방영, 이부, 예부, 중서성, 운남왕부(!!)까지 엄청난 힘을 자랑하게 된다. 이 정도나 먹었는데 태자가 안 되면 이상하다. 게다가 남은 황자들은 누군 몸이 안 좋고 누군 간이 작아서 어차피 대체할 사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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