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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고서랑은...

    예스러운 배경의 소설과 드라마를 이야기합니다.

취미/뮤지컬과 음악

뮤지컬 보디가드

by 와룡 2016. 12. 16.

 보고 싶은 뮤지컬을 정해두었다가 공연을 기다리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배우들이 무슨 공연하나 문득 궁금해져서 검색하다가 즉흥적으로 골라 보기도 한다.

이 뮤지컬 <보디가드>가 그렇게 보게된 작품이다.

손꼽아 기다리던 <아이다> 공연을 예매하면서, 정선아 생각이 나서 찾아봤더니 이런 걸 한다더라. 주연이 트리플 캐스팅인데 놀랍게도 그 중 한 명이 손승연!

탑밴드/보이스오브코리아를 보면서 감탄을 했던 보컬이라, 실력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져서 안타까워 했는데 이런 데 나올 줄은 몰랐다. 둘 다 포기하기 싫어서 일단 두 사람 공연 모두 예약.

첫공인지도 모르고 갔다가 우리 앞에 외국인들이 쭉 앉아 있기에 뭔 일인가 했더랬다. 근데 이종혁 씨가 와서 외국인들이랑 사진을 찍고 갔다. ㅋ (친구들인가??)

남자 주인공이 멋진 보디가드이기 때문인지 훤칠한 배우들이 맡았는데, 이종혁 씨도 그 중 한 명. 

사실 연예인이 나오는 뮤지컬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막상 이 공연을 보고 나면 아무 상관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면! 남자 주인공 노래가 없기 때문이다. (딱 한 곡 있긴 있지만 음치로 나옴. 스포일지도 모르겠군...)

오히려 연기가 중요한 역할이라, 탤런트들이 연기해서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케빈 아저씨... 저럴 때도 있었지.

92년도에 개봉한 영화 <보디가드>. 워낙 유명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 같지만...있긴 있다. 

아무튼 나도 어릴 때 본 영화라 대강의 줄거리만 생각나고, 노래도 딱 하나 <I will always love you> 밖에 기억이 안나지만, 저 노래를 아무나 부르면 안된다는 불문율이 있다는 것만은 확실히 안다. 그러다보니 정선아와 손승연이라면, 하는 생각에 기대가 컸다.

결론적으로는 신나게 즐기고 여 주인공의 끼를 실컷 느끼고 싶으면 이 공연을 완전 추천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트랙이 여주인공 레이첼의 노래 혹은 언니인 니키의 듀엣 곡이다. 신나는 노래와 감성적인 노래가 섞여 있는데 다 좋다. 저 노래들이 영화에 다 나왔던 것 같지는 않고... (기억이 안나...) 최신 경향에 맞게 만든 것 같다. 노래들이 다 좋아서 OST를 검색해서 듣는 중이다. 한국 캐스팅아니고 오리지널이긴 하지만.

유명한 <I will always love you>, <I have nothing> 외에 특히 생각에 남는 곡은 <Run to you>, <I wanna dance with somebody>, <One moment in time>.

정선아는 언제봐도 사랑스럽고 멋지다. 보컬이 독특하고 파워 넘치는 것이야 말할 것도 없고, 춤도 잘추고 끼가 넘치니 이런 역할에 딱 어울린다. 사랑스러운 암네리스를 못 본 것은 아쉽지만, 사랑스러운 레이첼로도 만족스럽다.

난 뮤지컬도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이 뮤지컬은 스토리를 보기보단 훌륭한 가수의 공연에 간다고 생각하면 실망할 일이 없을 듯.

영화 개봉 때만 해도 감동적인 스토리였을지 모르나, 지금 시대에는 다소 진부해보이는데다 긴 이야기를 단숨에 해내느라 비약이 많다. (싫어하던 사람을 갑자기 좋아하는 것이라든지, 갑자기 헤어지는 것이라든지...)

하지만, 일단 공연에 나선 레이첼의 무대는 정말 멋있고 에너지가 넘친다. 무대 장치도 좋고, 스토커가 나타날 때의 슬로 모션도 좋다. 영화의 명장면을 살리려고 한 부분도 보이고. 그 유명한 <I will always love you>를 영어로 부른 것도 영화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인 것 같다. 워낙 유명한 곡이라 우리 나라말로 고쳐 부르면 이질감을 느낄 사람들이 많을 테지.

엘지 아트센의 특징, 재미있는 오프닝 멘트에서 총 소리 나니까 각오(?)하라고 경고했는데 시작부터 총소리에 깜짝 놀랐다. 스토커 등장 때의 으스스한 음악도 그렇고. 

게다가 마지막에 보디가드 얼굴 크게 띄운 거 너무 우습던데 안하면 안될까? 

노래에 집중하게 해 달라!

내일은 손승연 공연을 보러 갈 예정인데, 손승연이 무대 압도하는 스타일이라 노래는 걱정하지 않지만, 저 도도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연기를 잘할지 궁금하다. 게다가 아들도 있지, 사랑에 빠지는 남자는 근 스무살이나 많은 분이지... 감정 이입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신나는 공연을 보고 나면 늘 궁금한데, 저렇게 무대를 휘어잡는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은 어떤 기분으로 살까?

열정과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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