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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고서랑은...

    예스러운 배경의 소설과 드라마를 이야기합니다.

취미/뮤지컬과 음악

잔인한 스위니 토드

by 와룡 2007.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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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한의 새로운 작품, 스위니 토드. 유명한 뮤지컬 거장 손드하임의 대표작이라고 하는데다, 오랜만에 류정한의 대형무대 출연에 벌써 한달전에 좋은 자리 골라 VIP로 예매해두었다.
류정한-박해미가 출연하는 날은 거의 만석이어서, 일단 그 날은 빼고 제일 좌석이 괜찮은 자리를 고르다보니 바로 두번째 공연.

평소 극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 작품도 이미 분위기부터가 마음에 들었다. 대표곡 몇개도 무척 괜찮아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약간 실망이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내용은 나쁘지 않다. 극적이고 소름끼치는 반전(나름대로)도 있다. 그렇지만 이 공연은 연극이 아니라 뮤지컬이다. 뮤지컬이라면, 더욱이 류정한과 같은 가창력 있는 배우를 캐스팅 했다면 속시원한 노래 몇 곡은 있어야 할 게 아닌가. 조금 노래답다고 여겨지는 것은 첫곡이자 공연 내내 나오는 <The ballad of Sweeney todd>뿐. 나머지 곡들은 설명하기 바쁜 대사들이었다.
맘에 들었던 <Kiss me>는 류정한과 무관한 안소니-조안나 듀엣곡인데, 오리지널 보다 찰진 느낌이 훨씬 떨어져서 또 한 번 실망했다. 그나마 <The ballad...>는 오리지널과 유사한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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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카리스마 있는 역을 연기한 류정한은 역시 멋있었다. 감옥살이한 캐릭터에 맞게 살도 좀 빠진 듯 하고, 얼굴도 야위게 분장했고, 머리도 좀 길러 샤프한 느낌이다. 낡은 바바리코트를 입고 칼을 휘두르는 모습도 멋지다. 가까이서 보았기 때문에 눈빛 하나 하나, 표정 하나 하나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상대역인 홍지민은 사진으로 봤을 때는 잘 몰랐는데 정말 아줌마틱했다. 역할에 무척 잘 어울렸고 연기솜씨도 일품이었지만, 왠지 박해미의 러빗부인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일 듯한 생각이 든다. 물론 박해미쪽을 보지 못해 어느 쪽이 낫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내용은 좀 잔인하다. 아무리 극적인 것, 살인사건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공포물은 무척 싫어하는 나다. 무표정하게 사람을 죽이는 스위니 토드와 그 새빨간 피들, 간간이 들려오는 귀를 찢을 듯한 음향에 소름이 끼쳤다.

초반 공연이었기 때문에, 마음에 들면 마지막 즈음에 한 번 더 볼까 했는데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확실히 노래는 <지킬앤하이드>만 공연이 없는 것 같다. 류정한 작품만 쫓아다녀서 그런것일까... 해서 이제는 좀 유명한 작품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류정한이 멋진 노래가 많은 작품을 연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여, 이 스위니토드는 영화로 제작중이다. 내용상 영화나 연극에도 무척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된다. 내용을 다 알고 있긴 하지만, 주인공이 조니 뎁이라니 꼭 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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