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천고서랑은...

    예스러운 배경의 소설과 드라마를 이야기합니다.

소설/잡설

<천재소독비> 번역을 끝내고

by 와룡 2019. 10. 19.

1년 여에 걸친 기나긴 여정 끝에 <천재소독비>가 완결되었다.

내 번역 인생 중에서 가장 길고도 긴 작품이었다. 이걸 끝내고 보니 이제 웬만한 작품은 별로 길어 보이지도 않는다.
마감이 끝나고 짤막한 여유를 즐기며 다른 작품들에 눈을 돌렸는데, 보는 족족 기본이 100만자가 넘는다. 예전 같으면 "우와, 이건 안 되겠네"였는데 이제는 "한 번 볼까?"다.

하지만 기나긴 번역 기간을 돌이켜보면 정말 힘들었다. 무엇보다 하루 두 화씩 연재되는 작품이다보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내가 아프나 게으르나 무조건 정해진 양은 번역해야 한다는 것이 큰 부담이었다. 내 속도 모르고 초반에 독자들이 어찌나 분량 적다고 타박하는지 댓글을 볼 때마다 죄책감을 느꼈다. 다행히 파란미디어에서 독자 의견을 잘 반영해 다른 번역가를 섭외해주어 훨씬 덜 부담스럽고 또 훨씬 빨리 완결을 볼 수 있었다.
아무리 재미있는 작품이라도 이렇게 긴 작품을 꾸준한 마음으로 번역하기는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나는 완결 몇 달 전부터 집중력 저하에 시달려서 하루 한 장을 진행하기도 어려울 정도였는데, 이때 써먹은 방법은 재미있는 드라마를 골라놓고 한 장 번역한 후 드라마를 한 편 보는 방법이었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드라마를 보겠다는 목표가 있어서 꾸역꾸역 진행할 수 있었다. 그 사이 내가 본 드라마가 바로 <청설루>, <구주표묘록>이다. 두 작품 다 흥미진진해서 다행이었다.

<천재소독비>를 번역하는 동안에는 이야기하고 싶어도 이야기하지 못한 것이 있어서 완결 난 김에 정리해보기로 한다. 아무래도 번역본에는 번역가의 감상이 주절주절 들어갈 수 없으니, 이 페이지가 번역하면서 느낀 감상문이라고 보면 되겠다.

여주 주변의 다양한 남자들

<천재소독비>를 보면서 새삼스레 느낀 것은 내가 좋아하는 남자 캐릭터는 역시 차가운 남자라는 것이었다. 무협소설만 해도 내가 좋아하는 쪽은 육소봉보다 서문취설, 이심환보다 아비, 용비보다 홍예몽(응? 남자가 아닌데?)이며, 순정만화 쪽만 봐도 비욘보다 스카데이, 리할보다 크세르크세스, 사쿠라코지보다 하야미다. 딱 봐도 주인공 포지션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하야미는 예외) 처음 용비야를 봤을 때 딱 내 취향이어서 마음에 들었는데, 막상 연재 시작했을 때 나쁜 남자라며 별로 평이 좋지 않았다. 종이책에만 있는 '혼례 어명의 비밀'과 '낙홍파의 비밀' 두 외전은 용비야 시점에서 한운석을 대하는 방식을 보여주기에 이걸 공개하면 평이 좀 좋아질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썩 좋아진 것 같진 않다. 남자 조연인 고북월과 고칠소가 워낙 매력이 넘치고 한결같이 한운석 생각만 해서, 꿍꿍이가 있는 용비야가 다소 미움을 받은 모양이다. 하지만, 지에모 작가도 나와 유사한 취향인지 초반에 주요 악역으로 등장하는 군역사와 영승을 딱 용비야처럼 그려놓았다. 게다가 아금! 아금은 약간 거칠지만 역시 차가운 남자다. 용비야가 한운석에게 마음을 열고 다정남이 되면서 약간 섭섭해진 내 마음을 아금이 달래주었다.

약간 아쉬운 점은 로맨스 소설이라 멋진 남자들은 많이 나오는데 멋진 여자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물론 백리명향, 목령아, 영정이 있지만 등장이 늦은 편이고, 개중에 제대로 한운석을 돕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한운석이 주인공이고, 요즘 말하는 '사이다 패스' 작품이다 보니 주인공이 어려울 때 도와주는 멋진 우정보다는 주인공의 능력을 띄우거나 어려울 때면 남자가 나타나 도와주는 달콤 달콤한 사랑을 그리는 쪽에 무게를 두었다. 개인적으로는 어주도에서 백리명향이 실패하고 한운석이 성공하는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기서는 여자 조연에게 힘을 주더라도 좋았을 텐데, 결국 들러리밖에 되지 못했으니까.

백리명향의 비애

드라마 <운석전>의 백리명향. 단목요와 합쳐져 악녀 캐릭터가 되었다.

목령아는 정말 사랑스럽고 영정은 당당해서 보기 좋은데, 백리명향은 가장 안타까운 여자 조연이다. 초반에 아주 우아하게 등장하는 백리명향은 공부를 많이 해 아는 것이 많고, 용비야를 좋아하면서도 한운석에게 의리를 지키고, 못된 소소옥을 미워하지 않으며, 인맥을 이용해 집안의 허물을 덮으려 하지도 않는 훌륭한 여자다. 하지만 어주도에서 실패를 겪은 데다, 소소옥에게 마음을 들켜 죄지은 사람처럼 움츠려야 했고, 아버지가 한운석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완전히 죄인으로 낙인찍혔다. 이런 설명이 한 번 있었다.

백리명향의 비애는 그녀 자신은 용비야와 한운석을 전부로 생각하는 반면, 용비야는 한 번도 그녀를 마음에 둔 적이 없고 한운석도 예전처럼 그녀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정말 눈물나는 처지다. 독종의 환상 결계 속에서 백리명향의 거대한 물뱀 환상은 그녀가 얼마나 외롭게 싸워왔는지를 의미한다. 스스로를 죄인으로 생각하기에 감히 도움과 배려를 바라지 못하면서 꿋꿋이 주인을 지키고자 '반드시 사명을 완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한운석이 그녀 혼자 물뱀과 싸우지 않도록 옆에 있어줬을 때 흘린 백리명향의 눈물에 나도 함께 울었다. 안타깝게도 백리명향은 끝내 한운석 곁에 있지 못하게 되었지만, 오라버니인 백리율제와 함께 어주도를 점령하고 새로운 백리 씨 집안을 세웠으리라 믿는다.

번역 방향

<천재소독비>는 웹 연재 사이트 향망에 연재되어 큰 인기를 누렸고, 완결 후 얼마 되지 않아서 파란미디어가 판권을 샀다. 종이책이 출간되는 도중이지만 번역은 약간 손을 본 웹 연재본을 기준으로 했고, 그러다 보니 웹 연재 때처럼 여러 가지 상충되는 설정이 있다. 전권 번역한 후 출간하면 오류를 정정하고 나가지만, <천재소독비>처럼 번역과 연재를 동시에 진행하면 뒷부분에서 달라진 것을 앞부분에 반영하기 어렵다. 물론 수정 공지와 함께 수정하면 되지만, 이야기의 큰 줄기는 바꾸기가 민망하다.
가장 골치 아픈 것은 명칭이 달라진 것이다. 독자들은 이미 그 이름에 익숙한데 뒤늦게 이름을 바꾸면 혼란스럽기 때문에 가능하면 끝까지 유지하는 쪽으로 진행했다.

수정한 것 중에 생각나는 것을 꼽아보면, 가장 큰 것은 백청언이 백언청이 된 것. 백언청은 작가가 백언청으로 통일하겠다는 언급이 있고 드라마에서도 백언청으로 나왔다고 해서 연재 중에 수정되었다. 백리명향의 언니인 북려국 소 귀비는 별로 중요한 인물이 아니지만 본문에는 백리명하였다가 외전에서 백리려향으로 달라졌다. (외전에서 주로 등장하기 때문에 역시 뒤에 나온 백리려향으로 통일했다)
소소한 엑스트라 이름은 더 자주 바뀌었지만 엑스트라니까 그냥 두었다.

수정하지 않은 명칭 중 하나는 비밀 시위다. 초반부 비밀 시위는 중국어 원문으로 암위(暗卫)인데, 후반부에 영위(影卫)로 바뀐다. 이 단어는 그림자 시위에 가까우며, 이를 이용해 영족인 고북월이 한운석을 수호하는 것을 은유한 적이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비밀 시위'였는데 이제 와서 이를 전부 '그림자 시위'로 바꾸기는 쉽지 않아서 고북월과 관련된 부분에만 '그림자 시위'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아금도 마찬가지다. 초반 몇 번 아금이다가 뒤에서 금자(金子)로 바뀐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중국에서도 이름에 다양한 글자를 붙여 애칭처럼 변경해 쓰는데, '아'도 그렇고 '자'도 그렇다. 아금의 이름은 그냥 '금'인데 여기다 '자'를 붙이면 금덩이라는 뜻이기도 하고 금의 애칭이 되기도 한다. 노예로 팔린 아금이 가장 원하는 것을 '금덩이'라고 했기에 '금자'라는 이름이 되었고 이는 외전에서도 쓰이는 은유다. 하지만 아금이 먼저 연재본에 나갔고, 어차피 '금자'라고 해도 설명을 붙이지 않으면 '금덩이'인 줄 바로 이해하기 쉽지 않아 계속 아금으로 갔다. (게다가 남자인데 친절한 금자씨를 떠올리게 할 순 없으니!)

만화 <천재소독비>에 나오는 고칠소와 한운석의 첫만남. (출처: http://www.cm233.com/chapter?bookId=5765&seqNum=88)

아금의 애칭이 나와서 말이지만, 고칠소도 부르는 이름이 다양하다. 고칠소는 7월 7일에 태어나 아명이 '칠'이었다. 원문 상으로는 '소칠'이고, 아버지의 성을 따르면 고소칠이어야 하는데 여기서 '소'는 아이에게 붙이는 애칭 중 하나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보면 된다. 어린 시절 그를 '소칠'이라고 부른 사람은 아버지뿐이라고 했으나 의성 사람 모두가 '소칠'이라고 불렀으므로(의성에서는 능 대장로의 양자로 알려졌으니 능소칠이라 불렸을 것이다), 고운천이 고칠소를 부를 때만 특별한 의미로 '칠이'라고 바꿔 옮겼다. 의성에서 쫓겨난 고칠소는 약성에 가서 단왕 노인의 제자가 되었다가 달아나서 목령아를 만나는데, 목령아가 이름이 뭐냐고 묻자 고민하다가 '고 + 칠 + 소'라고 대답한다. 고는 아버지의 성이고 칠은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자 숫자이기도 하다. 소는 '소칠'의 소(小)가 아니라 도령을 의미하는 소(少)다. 즉, 고칠소라는 이름에는 '고씨네 일곱째 도령'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한운석이 처음 그의 이름을 듣고 '저건 이름이 아니라 호칭에 가깝다'라고 느낀 것이 이 때문이다. 목령아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 것은 세심하지 못한 성격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약귀당 본점에서 어느 공자가 백리명향을 희롱하면서 '일곱째 도령'이라는 뜻으로 "내가 바로 칠소"라고 하다가 목령아에게 그 이름 함부로 쓰지 말라고 혼난 것도 이런 성품에서 나온다. 목령아는 '칠소'라는 말을 일반적인 의미로 인정하지 않고 칠 오라버니의 대명사로만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칠소의 이름에는 이런저런 의미가 담겨있다. 나중에 고북월과 한운석이 그를 '소칠'이라고 부른 것은 '칠소'는 호칭에 가깝고 '소칠'이 진짜 이름이기 때문이다.

고북월의 진짜 이름은 밝혀진 것처럼 '고월'인데, 비록 발음은 같지만 다른 성씨다. 고북월의 고(顾)는 의성 내 의학 명가의 성이자 전임 원장이자 고칠소의 아버지인 고운천의 성이다. 그래서 고칠소가 친척이라고 오해했다. 하지만 진짜 성은 고(孤)이며 이름인 월과 합치면 '외로운 달'이라는 의미가 있다. 후속작인 제왕연의 주인공 고비연이 바로 이 성씨인데, 속에 든 것은 용비야와 한운석의 딸이긴 해도 본래 몸의 집안은 혹시 고북월과 무슨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명인 고북월은 그의 양자 고남신과 더불어 북월남신, 즉 북쪽의 달과 남쪽의 별이라는 대구를 이룬다. 고북월이 일부러 그렇게 지었다.

한자에 담긴 다양한 의미는 번역문에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꼭 필요하다면 본문에 녹여 넣어 은유적으로 나타내고, 은유가 어려운데 이해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역자 주로 추가했다. 하지만 소칠이 이름이고 칠소는 호칭이니 하는 것까지 하나하나 주를 다는 것은 조금 오버스럽다고 생각한다.

<천재소독비>는 누가 봐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어야 한다. 내용이 무겁거나 심각하지 않을뿐더러 원문도 아주 쉬운 단어로 썼기 때문이다. 이런 작품은 한 줄 한 줄 고민하며 읽기보다는 편안하게 읽어 내려가면서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에 빠지도록 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자어보다는 우리말로 풀어쓰고, 필요에 따라서는 정확한 단어의 뜻 대신 운율과 분위기에 맞는 단어를 쓰기도 했다. 또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주석보다는 본문 내에 섞어서 옮기려 노력했다.

한 가지 아쉬운 번역을 생각해보면, 한운석이 용비야와 단목요 때문에 기분상해 있을 때 고북월과 고칠소가 그녀를 달래려고 했던 썰렁한 농담이다. 고북월과 고칠소의 농담은 이랬다.

“옛날 옛적에 북극곰 한 마리가 살았는데, 이렇게 말했다지요. 아이 추워라, 아이 추워라!”
고북월이 진지하게 말했다.
“그다음엔?” 고칠찰이 물었다.
“그게 끝입니다, 하하하!”
고북월은 웃음을 터트렸다.
...(중략)...
"옛날 옛적에 태감이 한 명 살았는데……. 자, 그 아래엔 뭐라고 했는지 맞혀 봐!”
...(중략)...
“설마 그 아래에 아무 것도 없었던 건가요?”
그 말에 고북월은 웃음이 터졌지만 차마 큰 소리로 웃지는 못했다. 하지만 고칠찰은 ‘으하하’ 하고 폭소를 터트렸다.
“한운석, 천재구나!”
한운석은 당장 이해가 가지 않아 중얼거렸다.
“옛날 옛적에 태감이 한 명 살았는데……. 그 아래엔 아무 것도 없다?”

여기서 '그 아래(下面)'의 원문은 '다음'과 '아래쪽'이란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다. 따라서 고칠소가 한 농담은 고북월 식의 "그게 끝이에요"라는 썰렁한 농담에 중의법을 이용한 것이다. 한운석은 별생각 없이 고북월 방식대로 "그게 끝이다 = 즉 그다음은 없다"라고 말해보았고, 본의 아니게 "태감 아래쪽엔 아무것도 없네"라는 음담패설을 한 꼴이 되었다. 고민 끝에 고칠소의 이야기를 "글에서 본 것"으로 바꾼 다음 "태감이 살았는데..."라는 문장 아래에 뭐가 있었는지 맞혀보라는 식으로 옮겨 중의법을 표현해보려고 했다. 솔직히 이 장면이 우리말로 보면 자연스럽지 않게 느껴져서 흡족하지 못하다.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면 표현이 떠오를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상업 번역이란 기한이 정해져 있어서 마냥 매달려서 고민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매번 번역 후기에서 말하지만 중국어 단어를 이용한 농담이나 수수께끼는 살리기가 참 어렵다. 가끔 제대로 살렸다 싶어서 뿌듯해할 때도 있지만(물론 나 혼자 뿌듯해하고 막상 독자들은 별로 신경 안쓰는 것 같지만), 이렇게 제대로 못 살린 부분은 늘 마음에 걸린다.

마무리

<천재소독비>가 얼마나 재미있느냐 하니, 지금도 중국에는 유사한 소재의 소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당장 모두가 <천재소독비>에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재미를 보장하는 요소다 보니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너무 많아서 나는 이제 약간 질린 상태지만, 개중에 재미있게 읽은 것은 <의비권경천하(医妃权倾天下)>다.

군의관인 여주인공은 한운석과 유사하게 의식에 심긴 의료 시스템을 가지고 천월하여 재상의 딸이자 태자의 약혼녀인 임초구의 몸에 들어간다.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이모인 둘째 부인의 못된 속셈으로 멍청하게 키워진 임초구를 싫어한 태자는 오히려 그 동생과 혼인하기 위해 임초구와 파혼하고, 임초구는 황제가 경계하는 동생 소왕에게 억지로 시집간다. 소왕은 전쟁의 신 같은 사람이지만 황제의 모략으로 다리를 못 쓰게 된 상태인데, 황제 파인 재상의 딸 임초구를 경계하여 첫날밤에 죽이려 하지만 어찌어찌 살려주고 그녀에게 다리 치료를 받는다. 인기 있는 여러 가지 소재를 다 합쳐놓은 셈이다. <천재소독비>와의 차이라면, 임초구의 의료 시스템은 무조건 주인공을 돕는 쪽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다친 사람을 치료하지 않으면 손오공 머리테처럼 고문을 가해 억지로 치료하게 하는 잔인한 시스템이며, 내용 전개도 사이다 패스가 아니라 여주인공을 처절하게 괴롭힌다. 남편인 소천요가 그녀를 아내로 인정한 뒤 소왕비에 걸맞게 키우겠다며 온갖 책임을 지우기 때문이다. (물론 정말 위험한 순간에는 나서서 도와준다) 용비야도 독자들에게 저렇게 미움받는 것을 보면 소천요는 아주 바가지로 욕을 들어먹겠다 싶지만, 개인적으로는 임초구가 점점 성장해가는 것이 좋아서 울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혹시 <천재소독비>의 완결에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봐도 좋을 듯한데, 안타깝게도 중국어로 읽어야 한다.

<천재소독비>의 후속작 <제왕연-왕비유약>은 전작과 비교하면 짧은 편이다. 어서 현공대륙으로 떠난 <천재소독비>의 2세들이 나타나 행복한 결말을 맞기를 바라지만, 번역가님의 건강도 함께 기원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