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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고서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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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독후감

로베르 인명사전, 아멜리 노통

by 와룡 2007. 1. 30.

최근 서점에 가 보니 파울로 코엘료는 물론이거니와 아멜리 노통(때로는 아멜리 노통브)의 작품선도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되어 있었다.
그녀는 다작 작가인 듯 하다. 잘은 모르지만,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이 얼마 전의 일인데도 벌써 그녀의 이름을 단 책들이 수없이 많이 나와있다.
한 작가를 좋아하는 독자로써 그 작가의 작품이 많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고민되는 일이기도 하다. 이 중에서 어떤 작품을 읽어야 하는 것일까 하는.

<두려움과 떨림>에서 노통은 그녀 자신이 겪었을법한 이야기로 나를 사로잡았다. 일본에서 자란 그녀는 일본 사람들의 특성을 안다. 특히 직장 생활에서의 일본 여자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를 콕 찝어 낸 것이 흥미롭다.

<로베르 인명 사전>은 '나를 죽인 자의 일생에 관한 책'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말미에서 아멜리 노통이란 인물이 주인공의 친구로 등장하고, 주인공이 그녀를 죽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내용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특이한 어머니를 가진 덕분에 주인공 플렉트뤼드는 감옥에서 생을 시작한다. 남편이 태어날 아기의 이름을 흔한 것으로 지으려한다는 이유로 남편을 살해하고, 아기에게 특이한 이름을 남긴채 자신마저 생을 마감한 동생, 그런 동생을 가진 사람답게도 그녀의 언니는 이 아기를 특별한 사람으로 키우리라 생각한다.

놀라운 것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말라깽이 모델과 비슷한 경고가 여기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서 소녀 플렉트뤼드는 비쩍 마른 몸이 되는데, 이를 부추기는 것이 다름아닌 이모였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딸, 실제로는 조카를 통해 이루려는 것이 이모의 바람이었던 것이다.

사람이 저렇게 잔인할 수는 없겠지만, 원래 아멜리 노통의 인물들은 상상외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니 따져볼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결국 골다공증(?)으로 다리가 부러져 다시는 발레를 하지 못하게 된 그녀는, 어머니와 똑같은 살인자가 되면서 책은 끝난다.

나는 여기서 특별한 감상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아멜리 노통다운 작품이라는 느낌으로 가볍고 산뜻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녀는 언제까지 이런 대단한 상상들을 계속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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