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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고서랑은...

    예스러운 배경의 소설과 드라마를 이야기합니다.

미디어/영화와 드라마

쾌도 홍길동 - 골목대장 홍길동

by 와룡 2008.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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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방송을 시작한 쾌도 홍길동.
쾌걸 조로를 떠올리게 하는 제목부터 이미 심상치 않았다. 그 쾌도가 快刀라는 것에 좀 당황하긴 했지만.
사극 매니아인 나에게 요즘은 참 즐거운 나날들이다. 일반적인 사극에다 퓨전 사극들까지 줄줄이 나오고 있으니 오히려 무엇을 볼까 고민해야 할 판.

어차피 홍길동은 역사와 무관하니 정통 사극이라고 볼 수는 없을 터, 알록달록 예쁜 옷들을 입고 무공을 펼치는 예고편들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보기로 마음먹었다. 특별히 홍길동에 대단한 애착을 가진 것도 아니니, 초류향처럼 배우에 실망할 필요도 없고, 원작을 마음대로 바꿔놓지나 않았을지 걱정할 필요도 없으니, 퓨전사극이라 해도 색안경 끼지 않고 맘 편히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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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면에서 국내 배우들의 무공 연기가 좀 볼품없긴 했지만, 그래도 화려한 싸움 장면이며, 마지막에 나타난 홍길동의 귀여운 모습 - 어딘지 주성치를 연상시키다 - 과 색다른 부메랑 솜씨에 반했다. 홍길동이라 하면 곧고 바르면서도, 서자라는 이유로 억압받았기 때문에 어두울거라 생각하겠지만, 이 홍길동은 오히려 그래서 엇나갔다. 물론 때때로 슬픈(?)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래서 비뚤어진 것도 아니고 귀여운 말썽장이가 되어 있으니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첫방송 후 재밌다와 유치하다는 반응이 엇갈렸다고 하는데, 나는 완전 재밌다에 한표를 던지며, 쾌걸 조로와 같은 활빈당 이야기를 속시원히 풀어놓으리라 기대마지 않는다. 저 즐거운 영상에 이창휘라는, 본래 홍길동의 모습일지도 모르는 뻔한 캐릭터 하나를 끼워다 놓은 게 조금 맘에 들지 않지만. 물론 보다보면 저 캐릭터도 매력적으로 변할지 모르는 일이다.
억지로 웃기려다보면 유치할 수도 있는 노릇이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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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된 유머도 그다지 유치해 보이지 않으며 때로는 폭소를 유발하는 기발한 것들도 나온다. 왕서방의 비밀이 얼마나 기발하던가.

수호지, 임꺽정 등의 의적 이야기에는 인물이 많이 등장한다. 그래서 싫다는 사람도 있지만, 주변 캐릭터에 애착을 많이 갖는 사람도 많다.

태왕사신기가 초반에 비해 마무리에 실패한 것은 주요 인물이 태왕사신이 아니라 오로지 태왕이었기 때문이다. 사신의 이야기를 좀 더 해 줬어야 하는데 그만한 시간도 없었고 내용도 그들 중심으로 흘러가지 못했다.

쾌도 홍길동에도 활빈당을 이루는 몇몇 캐릭터가 등장한다. 개 중에 눈에 띄는 캐릭터 - 물론 모습만 - 들이 몇몇 있었는데, 부디 이번에는 실패하지 않고 그들의 모습을 멋있게 부각시켜 주기 바란다.

찾다보니 4월에는 일지매도 방영한단다. 한 십여년 전에 한 번 본 것 같은 작품이다. 중국에서는 유명 무협 작품들이 2,3년에 한 번꼴로 재촬영 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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