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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고서랑은...

    예스러운 배경의 소설과 드라마를 이야기합니다.

미디어/영화와 드라마

천룡팔부 - CCTV 2004

by 와룡 2007. 1. 28.


장르 : 역사 무협 드라마

출연 : 호군(소봉)
임지령(단예)
유역비(왕어언)


무협소설의 거장 김용님의 걸작 천룡팔부. 벌써 몇 번째나 영화, 드라마화 되었는지 모른다. 분명히 본 드라마요, 내용을 다 알고 있지만 항상 새로운 드라마가 나올 때마다 기대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이 <천룡팔부>라는 소설은 걸작임에 틀림없다. 물론 여기에는 무협이라는 특별한 장르라는 이유도 있다. 연출이나 그래픽 기술이 발달하면서 옛날에 봤던 무협도 새로운 느낌으로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홍콩에서 제작한 무협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요즘에는 대만, 중국대륙에서도 제작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륙의 도움을 받은 드라마는 홍콩의 작은 무대에서 가짜 달, 가짜 성벽 가지고 싸우는 장난같은 무협을 넘어, 진짜 자연 진짜 장면 속에서 펼쳐지는 실제 무협 역사 드라마로 손색이 없게 되었다. 때문인지 나 역시도 요즘 나오는 대만, 홍콩 무협보다 CCTV에서 촬영한 무협 드라마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여기 이 천룡팔부는 방영되기 전부터 무척이나 좋아했다. 김용님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굳이 따지자면 사조영웅전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의 천룡팔부 중 황일화 주연의 작품을 가장 좋아했었는데, 이 작품이 비록 그보다 스케일이 크고 방대하다 한들 그에 미치지는 못할 것 같다.
그래도 천룡팔부 그 자체로의 매력은 여전히 찾아볼 수 있다. 김용님이 기대한 것처럼 별다른 각색 없는 소설 그대로의 촬영도 마음에 든다. 어렸을 때와 거의 다름없는 임지령의 모습도 놀라웠다. 아직껏 그다지 연기력이 뛰어나다고 생가해본 적은 없지만 애 같은 역에는 여전히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좋아하는 역, 소봉을 맡은 호군이라는 배우도 역할에 잘 어울리는 듯 하다. 황일화같이 세련된 매력은 없어도 거란인다운 거친 면이 꼭 드러나는 것 같다. 아주와의 가슴아픈 사랑은 여기서도 역시 눈물 흘리게 만든다. 분명 알고 있는 내용인데도, 제발 저 오해를 풀어주면 안되나... 하는 애타는 마음으로 그 장면을 보았다. 역시 분명 아는 내용인데도 슬퍼서 눈물을 참을 수가 없다.

허죽과 서하국 은천공주의 사랑은 역시 이상적이고 아름답다. 조금 억지스럽다고들 하며, 또 사랑을 키워가는 장면도 별로 없긴 하지만 무협 소설에서 이처럼 속 시원한 사랑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매번 꼬이고 꼬이는 게 무림인들의 사랑이 아니던가.

CCTV판 천룡팔부는 요즘 쉽게 어디서나 구할 수 있다. 자막도 다 제작되었다고 들은 것 같다. 김용님 무협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요즘 무협 드라마가 어떤 수준인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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