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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고서랑은...

    예스러운 배경의 소설과 드라마를 이야기합니다.

취미/뮤지컬과 음악

The romantist 신승훈

by 와룡 2007. 1. 28.

그렇다.

가을이 오긴 왔나보다. 발라드의 황제라 불리는 신승훈이 새로운 앨범을 발표한 것을 보면.

앨범을 살만큼 좋아하는 국내 가수는 거의 없지만, 신승훈의 앨범은 꼭 산다. 국내음반산업이 힘들다는 마당에 그깟 돈 만원 투자할 가수 한 명 정도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듣고 싶다면야 어디서든 들을 수야 있겠지만, 그의 앨범은 모으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늘 샀었는데...

그리하여 2006년 가을, 브로마이드와 친필사인이 있다는 앨범을 선물로 받았다.

9집 앨범에 비하면 자켓 디자인이나 CD 표지가 훨씬 마음에 든다. 가을다운 느낌도 나고, 고급스러워보이기도 한다. 오랜만에 6ch 스피커도 켜놓고 CD를 들어보았다.

과연 신승훈의 앨범 답다. 그의 앨범은 언제나 첫곡이 주목을 끈다. 물론 첫곡이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심사숙고를 거쳐 선정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항상 예전 앨범을 듣고 싶어질때는 그 앨범의 첫곡이 그리워서다.
언젠가부터 그는 사랑노래의 사이사이에 사회적 느낌을 풍기는 곡들을 삽입해왔다. 그리고 이번 앨범의 첫곡 <Dream of my life>도 그렇다. 제목부터가 이미 인생을 노래했음을 알 수 있다.

웅장한 스피커의 저음 때문일까. 첫곡의 느낌은 새롭다. 신승훈의 발라드다운, 높은 톤의 속삭임이 없다. 낮고 부드럽고 중얼거리는 느낌이 든다. 자기반성적이고 미래를 계획하는 듯 해서, 어떻게 보면 일기를 쓰는 듯한 느낌이다. 이번 앨범의 의미는 여기에 두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어 몇 가지 사랑의 노래가 들린다. 최근 그는 약간은 트로트 스러운 탱고에 흥미가 생긴 것 같다. 애이불비로부터 시작한 4글자 사랑노래가 이번앨범에도 포함되었다. <송연비가>가 그것이다. <I lov U I lov U I lov U>도 그와 비슷하다. 조금만 꺾어지면 트로트로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하긴, 노래가 좋아서 절대 은퇴하지 않고 트로트가수까지 하겠다고 했던 그답다.

앨범의 마지막 두 곡은 드라마 OST다. 신승훈이 [천국의 나무] OST를 불렀다는 것은 10집 발매 얼마 전에 알았지만, [이 죽일놈의 사랑] OST까지 불렀다는 것은 처음 들었다. 천국의 나무 OST인 <어떡하죠>는 '역시 신승훈'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그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깔끔한 발성이 돋보인다. 인기 많았던 <로미오& 줄리엣> 버전 2인 <로미오&줄리엣II>역시 예전 곡에 뒤지지 않을 멋스러움을 지녔다.

제목이 특이한 노래도 눈에 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어디선가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등은 애교있는 제목이다.

전체적으로 만족도 높은 이 앨범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지난 앨범처럼 목소리 고운 여성 가수와의 듀엣곡이 없다는 점이다. 10집 기념답게 가을에 어울리는 우수어린 남성 발라드를 지향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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