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천고결진> 작가 성령의 작품 중에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제황서>가 톡 소다에 나왔다. 드라마 <안락전> 원작 소설이다. 내 느낌이지만, 드라마 <안락전>은 배우의 인기 덕분에 국내에서도 기대작으로 손꼽는 작품이다. 드라마는 나오기 전에는 어떨지 전혀 예측이 안 되지만, 원작은 무척 재미있다.
이 소설을 발견한지는 몇 년이 훌쩍 넘었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정쟁'이 주 요소인 데다 여도적이 태자에게 반했다며 구애하는 도입부가 재미있어서 끝까지 보게 된 작품이다. 보다 보니 우리나라 독자들이 좋아할 요소가 쏙쏙 드러난다. 특히 지고지순 순정파 남자 주인공 한엽.
한엽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제재원이라는, 자신이 평생 책임져야 할 여자를 두고 임안락이라는 새로운 여자에게 마음이 흔들린 그가 하는 절절한 대사.
나는 임안락이라는 여자에게 마음이 흔들렸지만 이번 생에서는 제재원을 지킬 것이오.
그는 이 말을 평생 지킨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 이 하나만으로도 한엽은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독자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내게는 그 외에도 마음에 든 인물이 많다. 가장 먼저 제성천이 생각난다. 천하를 호령할 힘을 갖고도 모든 것을 양보한 제성천. 그런 면에서 그녀는 한엽과 판박이다. 드라마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모르지만 소설 속에서는 가장 카리스마 있는 배역이다.
그리고 안녕 공주와 드라마에는 안 나올 것 같은 군현.
제재원을 비롯해서 여자 캐릭터들의 열정적인 삶은, 읽은 지가 한참 됐는데도 잊히지 않고 계속 떠오른다. 여자 캐릭터가 멋있는 것 또한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다. 아무래도 요즘 소설이라 여자를 수동적으로 그리지 않았다.
<안락전:제황서:>는 짧지 않지만(중국어 글자 수 약 90만 자), 요즘 나오는 중국 소설이 워낙 장편이다 보니 거기에 비하면 금방 읽을 수 있다. 정쟁과 복수, 한결같은 사랑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드라마가 원작을 제대로 살렸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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