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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고서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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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독후감

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

by 와룡 2007.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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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이 그렇듯 나역시 <연금술사> 덕분에 파울로 코엘료를 알게 되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니 말할 필요도 없지만, 보기드문, 가슴이 뻥뚫리는 듯한 멋진, 희망적인 그런 작품이었다.

안타깝게도 뒤이어 읽은 다른 그의 작품들은 아무것도 <연금술사> 못했다. 특히 <오 자히르>에 실망한 후 그의 작품을 멀리하게(?) 되었는데, 이 <순례자>라는 작품은 <연금술사>의 모체가 되는 작품이라고 해서 읽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 자히르> 맛이 난다. 산뜻하고 즐겁지가 않다. 본래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은 이런건지도 모른다. 오히려 연금술사가 좀 특이했던 거랄까.

그래도 이번 작품은 나름 얻은 것이 있다. 어려서부터 좋아하던 서양 중세 이야기를 보면 항상 순례자가 등장하는데, 이 순례자란 게 무엇인지 어린 나는 이해를 못했다. 지금까지도 그저 어렴풋이 알고 있을 뿐이었는데, 이 작품을 읽고서야 그들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이 작품은 파울로 코엘료가 실제로 성지를 순례하면서 겪은 일을 기록한 그의 처녀작이다. 주인공은 당연히 파울로이다. 기독교니 천주교니 하는 것에 대해 반감도 있는데다 잘 아는것도 없는 나로서는 정말로 브라질이나 스페인에 저런 사람들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그의 안내자가 가르쳐주는대로, 나도 한번 내 속의 악마를 만나고, 인간의 소리를 듣고, 사악함과 싸우는 경험을 하고 싶어진다. 저 의식을 따라하면, 나 역시 작가와 똑같은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대단한 길이라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 가는 길이라는 사실이지만, 내가 느끼기에 그가 순례하면서 겪은 일은 도무지 평범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일 같지가 않다. 조금 종교적인 느낌도 들지만, 결국은 우리 인생에서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같은 말도 안되는 사건들도 언젠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 신비롭게 느껴진다.
걷는 것을 싫어하는 나이기는 하지만, 저 순례길을 나도 한번 걸어보면 내 인생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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