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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원검5외전 한지운(漢之雲) - 줄거리 보기

by 와룡 2008. 11. 4.

헌원검 시리즈는 각 편의 내용이 모두 연결되어 있지는 않지만 큰 줄기는 있다. 그 줄기란 바로 중국의 신화와 역사인데 그 중심은 고대 신화이다. 워낙에 방대하고 재미있는 스토리이기 때문에, 거기다 워낙 헌원검 이야기를 좋아라하기 때문에 아예 따로 포스트를 만들어 쓰기로 했다.

헌원검은 나름 반전이라 볼 수 있는 비밀들이 많기 때문에 사실 스포일러나 마찬가질텐데 그래도 국내에 이 게임을 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 하는 생각에 써 본다.

헌원검의 시작은 시간을 한참 거슬러 올라, 중국 고대왕조 하(夏)나라가 생기기 전의 신화시대때다.
반고가 반고부로 세상을 연 후 신들은 곤륜산에 모여 살고 있었다. 그 후 여와가 인간세상을 창조하면서 그 축소판인 연요호를 만들었으며, 복희는 태일지륜에 상생상극을 새겼다. 이 연요호와 태일지륜은 헌원검 시리즈에 종종 등장한다.
어느날 알 수 없는 이유로 신들이 곤륜산을 떠나자 황제(黃帝)의 시대가 왔다. 환상삼국지에도 황제가 등장하는 것처럼 황제를 빼놓고는 중국 신화를 논할 수 없다.

황제 헌원씨는 염제 신농씨를 물리친 다음 다시 치우(치우는 동방민족으로 일각에서는 이를 우리나라 조상이라고도 함)와 결전을 치르게 되는데, 이 때 천녀 청아가 사랑하는 황제를 돕기 위해 하늘의 검과 금(琴)과 피리(笛), 생황(笙), 종(磬) 등 네가지 악기를 가지고 인간세상으로 내려왔다. 그녀는 네 악기를 염제의 딸인 친구 무산신녀에게 주고 검은 황제에게 주었는데, 그 검은 황제의 이름을 따 헌원검이 되었다. 그러나 헌원검은 치우와 싸우다 부러지고, 청아가 이를 본래대로 만들다 가지고 있던 자신의 신(神)적 본질이 변하고 말았다.

황제는 염제에게서 빼앗은 동황종으로 산해계를 만들어 요괴들을 모두 집어넣어 버렸는데, 당시 요괴로 변한 청아 역시 함께 산해계로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그녀는 청룡선자의 힘에 봉인당해 다시는 천계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고, 이에 노한 천제는 다시는 인간을 돕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삼국시대 전쟁의 발발

이같은 배경아래 헌원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중 <한지운>의 이야기는 삼국시대 촉한 제갈량의 제 4차 북벌부터 시작된다.

지난날 촉한의 명장 관우와 장비의 이름을 딴 비밀 정예부대 '비우'에는 이 부대를 처음 만든 지국사를 비롯해 증장사, 다문사, 광목사가 있으며 그 아래 십천간이라 불리는 용사들이 각기 다섯명씩 비부대와 우부대를 이루고 있다. 십천간은 실력 순으로 언봉-단몽-유조-강오-도유-축리-상횡-소양-횡애-상장이라는 이름을 하사받았으므로 그들의 본명과 내력은 신비에 싸여 있는 상태.

우부대의 대장인 언봉은 사마의의 '소모전술'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 북벌에 점령했다가 다시 위에 항복한 무도군과 음평군의 각 마을을 공격하라는 임무를 받는다. 그러다 '니들이 버리고 가서 다시 위에 항복할 수밖에 없지 않았느냐'라는 촌장의 말과 자신이 죽이는 사람들에 부녀자가 많이 섞여 있다는 것을 깨달은 언봉은 임무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본래 공을 세우는데 관심이 없던 횡애는 그의 의심을 부채질하고, 공에 욕심이 많은 유조는 그에 반발하여 우부대를 떠나겠다고 선언한다.

위진영 또한 오로지 '수비'만을 주장하는 사마의의 전술에 불만을 품는 장수들이 있었는데 그 중심이 노장 장합이었다. 적의 공격을 받은 부대에서 지원 요청을 하였음에도 사마의가 움직이려 하지 않자 장합은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싸우러 나갔다 패하고 돌아온다. 사마의는 그를 처벌하려 했으나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동작존자를 의식해 용서한다. 이 여섯 명의 동작존자 중 대장은 자의존자인데, 사마의가 그에게 쩔쩔 매는 것으로 보아 그 위세를 짐작할 수 있다.

동작존자들은 이엄의 수하를 매수하여 군량을 보내지 못하게 하는 한편 성도에 '제갈량이 모반하려한다'는 헛소문을 퍼트려 유선으로 하여금 그를 불러들이도록 한다. 덕분에 촉한군이 후퇴를 시작하자 사마의는 지난번의 일을 보복하기 위해 일부러 장합에게 뒤를 쫓도록 명한다.

유선에게 배척당하는 제갈량

복병이 있다는 걸 아는 장합은 사마의의 말대로 일단 출군은 했으나 느릿느릿 추격하고 있었는데, 그 손자가 혈기에 못이겨 나서다 비우에 잡히게 된다. 비우에서는 손자의 목숨을 담보로 장합을 불러들이고, 죽을 줄 알면서도 찾아간 장합은 그들의 화살에 맞아 장렬히 전사한다.
그 모습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느낀 언봉은 자신이 하는 일이 정말로 옳은지 다시금 의심하게 된다. 반면 비부대 대장인 단몽은 장합을 가문의 원수라고 여기고 있어 그의 죽음에 통쾌해한다.

촉한에서는 황제 유선을 비롯하여 대신들이 제갈량의 집권과 계속되는 북벌의 실패를 비난하는 중이었다. 여러 사람들의 권유로 제갈량은 몇년동안 백성을 위한 정치에 힘쓸것을 다짐하였고, 전쟁이 없어지자 우부대는 증장사와 다문사의 명령에 따라 관우, 장비, 조운의 잃어버린 무기를 찾으러 떠난다.

제일 처음 간 곳이 범강과 장달이 장비의 장팔사모를 가지고 달아난 오나라. 이곳에서 선제의 비였던 손부인을 만나 도움을 청하는데 이때 손이와(예야시 파라)가 합류한다. 비명횡사한 장비의 영혼과 싸워 이기고 나면 장팔사모를 얻을 수 있다.
손부인은 의녀 손이와에게 경험을 쌓게 하고프다며 일행에게 그녀를 데리고 가 줄것을 부탁한다. 이어 일행은 북벌중 잃어버렸다는 조운의 무기를 찾으러 한중으로 떠나는데, 이 때 사기행각을 벌이던 청명이 두 눈을 잃은 채 합류하게 된다. 성도와 건업에서 사기행각을 벌이는 남녀 이벤트를 봐야만 얻을 수있는 캐릭터일듯.

한중으로 가는 도중 우연히 들른 어느 마을에서 횡애는 그동안 찾고 있던 삼대 보물(?) 중 하나를 얻어 증장사와 다문사에게 바친다. 이 세 보물은 이른바 '속명의 술법'을 펼치기 위한 것들로, 비우에서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를 이용하여 비우의 창시자인 지국사를 부활시키려 하고 있었다. 조운의 무기는 한중 부근의 산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낙양에서 조식을 만나다

마지막으로 간 곳은 낙양이다. 관우가 죽은 후 손권은 그 목과 청룡언월도를 조조에게 보냈고, 조조는 목을 장사지낸 후 자신의 무덤에 청룡언월도를 수장하게 했던 것이다. 횡애는 낙양 부근 낙수가에서 시를 읊은 장년인을 보고 그가 조식이라는 것을 눈치챈다.
조식은 젊었을 적 이곳에서 춤을 추는 낙수의 여신을 만나 정을 키우다가 이 후 형수인 견씨(조비의 견황후)에게 반해 그녀와 두 명의 아들을 낳기까지 했던 과거를 들려준다. 형수가 죽은 후 그는 '감견부'를 지어 그녀를 기렸으나 낙수에 와서 생각해보니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은 견씨가 아니라 낙수의 여신이었음을 깨닫고 그 시의 제목을 '낙신부'로 바꾼 후 낙수가에서 그녀가 나타나기만을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본디 낙수의 여신의 동생이었던 횡애는 언니의 슬픈 사랑을 떠올리며 늦은 밤 조식의 앞에서 춤을 추며 그의 바람을 이루어 준다.
이 때 조식의 옆에 동작존자의 대장인 자의존자가 나타나 '아버지'라 칭한다. 그가 바로 견황후와 조식 사이에 태어난 아들 중 하나였던 것. 황제의 핏줄이니 만큼 사마의가 두려워한 것도 이상하지 않다.

임무 수행을 위해 낙양으로 들어간 언봉 일행은 먼저 서서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서서는 이미 관직에서 물러난 상태였는데,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한편 위든 촉이든 서로의 입장이 있다는 것을 에둘러 보여준다. 지난날 제갈량과의 친분을 떠올리며 그 역시 '제갈승상은 전쟁에 능하지 못하다'는 횡애의 의견에 찬동함으로써 우부대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세째 아들이 장합의 제자인데, 장합이 비우의 손에 죽은 일로 슬퍼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위나라에는 사마의가 장합을 말렸으나 장합이 억지로 쫓아가 전사했다는 식으로 알려져 있어서, 일행은 장합의 최후에 대한 진실을 서서에게 전해준다.

청룡언월도는 조조의 72총 가짜 무덤을 뒤져야 찾을 수 있다. 72총이라고는 해도 들어갈 수 있는 것은 4곳 뿐이다. 관우의 청룡언월도는 '항복'한 일로 조비의 놀림감이 되어 분사한 우금의 원혼이 지키고 있다. 조비는 조조의 무덤에 번성 싸움에서 관우에게 항복한 우금의 모습을 그려놓았는데, 언봉은 지난날 사부에게서 우금이 그런 장수가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며 원혼을 설득한다.
물론 역사와는 무관하지만, 헌원검의 이야기에 따르면 우금의 원혼은 관우를 암살하기 위해 일부러 항복했는데, 암살을 시도하기도 전에 관우가 전사하는 바람에 풀길없는 한을 품은 채 죽은 것이었다.

이곳 조조의 무덤에서는 한 부인과 어린아이가 할아버지의 유품을 찾는다며 와 있다. '할아버지의 청X경'이라고 말하는데 순간 화타의 청낭서를 말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이벤트가 없어 확실히는 알 수 없다. 헌원검 5에 나타날지도.
힘들게 찾아낸 무기들인데 안타깝게도 아무것도 게이머가 쓸 수 있는 것은 없다.

언봉 일행이 성도로 돌아와 보니 뜻밖에도 누군가 제갈량을 암살하려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증장사와 다문사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으나, 나중에 비부대의 소양이 찾아와 단몽이 그 암살자라는 사실을 전한다. 일행은 그녀가 누군가의 사주 혹은 사술에 의해 그런 게 아닐까하며 그녀가 갇힌 감옥을 찾아간다. 그러나 단몽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직접 한 일이라고 일축한다.
나중에 안 결과 그녀는 본래 마속의 양녀로, 마속이 가정전투의 책임을 지고 참수당한 것이 제갈량이 자신의 잘못을 마속에게 뒤집어 씌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장합을 원수로 보고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런 와중에 증장사와 비위가 나타나지만 일행이 단몽을 구해 달아나는 것을 눈감아 준다. 횡애가 단몽을 대신해 죽을 초인(草人)을 만들어 놓자 단몽도 안심하고 탈출한다.
이 때 밝혀지는 두 사람의 정체.
비위 왈, "문장, 일부러 저들을 보내준 것인가" --> 이를 보아 증장사가 위연임을 알 수 있다. 놀라운 사실이다. 지금까지 증장사의 행동은 아주 온건한데다 욕심도 없고 고집을 피우거나 지위로 아랫사람을 제압하려 한적도 없었으니까. <한지운> 초반에 위연은 아주 괜찮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한가지 즐거운 것은 비위가 다름아닌 광목사였다는 것.

이런 마당에 우부대는 지국사를 살릴 '속명의 술법'을 위해 남은 보물을 구하러 떠난다. 첫번째 보물을 장백산의 신녀의 꽃(꽃이었나 아니었나?)이었는데, 횡애를 본 신녀는 언니는 어떠냐며

무산신녀와의 만남, 그 옆의 사람은..?

인사한다. 덕분에 그녀는 자신의 몇 가지 비밀을 밝힐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언니는 대단한 법술가로 신녀들과 친구였으며, 언봉이 몸에 지니고 있는 힘은 다름아닌 검기라는 것 정도만.
두번째 보물은 무산신녀의 꽃인데 이번에도 역시 횡애와 무산신녀가 아는 사이였다. 신녀를 찾아가는 길에 일행은 학창의에 윤건을 쓴 신선같은 청년을 만난다. 그 모습이 마치 '지난날 제갈 승상의 모습'같다고 하는 강오. 나 역시 마음이 두근거렸다.

무산신녀는 정확히 말하면 자신은 '신녀'가 아니라 그녀가 천녀 청아에게 선물로 받은 '금'이었다고 말하며, 언봉 또한 당시 천녀가 가지고 온 '헌원검'의 전생(轉生)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덧붙여 언봉의 최대의 적수가 같은 검기를 사용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검기를 나누어주지 말고 열심히 수련하여야만 그를 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죽은줄 알았던 주유가 살아있다

그 때 그녀가 옆에 있는 청년을 '공근'이라고 부르자 일행은 그에게 신분을 묻는다. 짐작대로 그는 병사한 것으로 알려준 오나라 도독 주유였다. 그는 속세와 권력에 물들어 자신의 본성을 잃는 것이 싫어 죽은 척 하고 무산선자 금아와 함께 은거한 것이다. 지난날 적벽대전에서 금아는 자신의 생명 반을 잃으면서 그를 위해 동풍을 불게해주었고 그에 감동한 주유는 아내도 권력도 버리고 그녀를 따라나선 것이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강오는 사내가 대의를 버리고 여자를 선택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논리를 펴고, 그에 반박하는 횡애는 남자들의 영웅주의 때문에 수많은 백성들이 괴로움을 당하고 있다고 따지고 나선다. 여기에 와서야 언봉은 자신의 아버지가 본래 형주 유표의 수하였는데 조조의 침공시 항복했다가 적벽대전에서 죽음을 맞았으며, 어머니는 관우의 번성싸움에서 죽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언봉은 누구도 원수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인자한' 주인공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보여준다.

이렇게해서 모든 보물을 모으자 횡애는 증장사와 다문사의 의견에 따라 지국사에게 '속명의 술법'을 베푼다. 술법을 펼친다고 해서 바로 부활하는 것은 아니므로 좀 더 기다려보기로 한 다음, 우부대 일행은 강오의 의견에 따라 위나라 황제 조예를 암살하기 위해 낙양으로 떠난다. 그날 밤 횡애는 몰래 뒷산으로 올라가 "조예를 암살하려 하다니 얼른 소식을 전해야겠다"라며 비합전서를 띄운다.
그것도 모르는 일행은 낙양의 서서를 찾아 도움을 청하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서서는 세째 아들과 말다툼을 벌이다 분사했다는 소식이었다. 어쩔 수 없이 주변을 돌아다녀 보면 조예가 동작대보다 화려한 누대를 짓느라 백성들의 원성이 크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그들은 금봉대인지 하는 그 누대 현장으로 통하는 비밀통로를 따라 조예를 암살하러 가지만 이미 알고 있던 동작존자가 나타나 앞을 가로막는다. 다행히 횡애의 법술로 달아나게 되는데 덕분에 자의존자와 조예의 관계를 그들은 알 수 없게 되었다.
본래 자의존자는 견황후와 조식의 쌍둥이 아들 중 둘째 조예(睿)였으며 지금의 황제는 그 쌍둥이 형인 조선(玉+睿)이었다. 지난날 조비는 견황후가 나은 쌍둥이가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고 생각해 쫓아냈다가 나중에 후회하고 다시 찾아왔는데 먼저 찾은 것이 조예였다. 조예는 황제가 된 후 형인 조선을 찾아 자신이 동작존자로써 밖을 돌아다닐 때 대신 황제 노릇을 하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달아난 언봉 일행은 우연히 공손연의 반란에 속아넘어간 손권이 보낸 사자들을 만나게 된다. 마음이 변한 공손연이 죽이려드는 바람에 달아난 상처입고 달아난 사자들은 언봉의 도움을 받아 고구려로 넘어갔다가 다시 오나라로 돌아가는데, 이 때 손권은 고맙다는 뜻으로 누이의 의녀 손이와를 언봉에게 시집보내겠다고 한다. 이야기가 떨어지기 무섭게 횡애가 반발하고 나서는데, 손권은 짐짓 화를 내다가도 곧 자신이 취해 실수했다며 물러선다. 그 모습이 정말 손권스럽다고나 할까. 게임이라지만 특징을 잘 살려 만든 것 같다.

손이와-즉 예야시는 소원을 말해보라는 손권의 말에 자신과 함께 잡혀온 부족 사람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달라고 요청한다. 손권은 그 말대로 당시 잡아온 사람들을 수소문하지만 대부분 전쟁에 나가 죽고 남은 사람은 채 얼마 되지 않았다. 특히 동생 파루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던 예야시는 파루가 손권의 조카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말을 듣고 복수를 위해 그에게 달려들다 도리어 두 팔을 잃고 만다. 언봉 일행은 손부인의 부탁을 받고 예야시를 빼돌려 오나라를 떠난다. 언봉은 자신의 검기를 이용해 다시 그녀에게 팔을 만들어 준다.
여기서 바로 오나라를 떠나지 않고 다시 돌아가 예야시의 행방을 알려줬던 소년을 찾아가면 그 소년 마기가 일행이 된다. 마기는 자신이 성도 마대의 집에 있었다며 어머니를 찾아 나왔다고 한다. 일행은 다시 성도로 돌아가는데, 마대가 집을 비워 마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그 이후의 이벤트는 진행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마기는 조조의 72총에서 만난 그 어린아이였고, 어머니인 줄 알았던 화연은 화타의 딸로 우연히 서량 마씨 일족의 유일한 혈육(그럼 누구의 아들이란 말일까? 설마 마초의...?)인 마기를 만나 가족에게 돌려보내준 것이란다.

같은 장소에서 지난번에도 만난 사도장과 그와 결혼하겠다고 따라다니는 허완을 만날 수 있다. 사도장은 그녀를 포기시키기 위해 자신은 횡애를 좋아한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횡애가 술법을 부리는 바람에 횡애가 아닌 상장을 가리키게 된다. 허완은 그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울며 물러나고, 사도장은 자신의 신세를 이야기하며 일행에 합류한다. 부 미션중에 '춤추는 인형'을 찾는 게 있는데 아마도 그 인형은 이 허완의 집인 허가보에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허가보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 해결하지 못했다. 허가보를 방문하면 사도장이 사실은 여자이며 있을지도 모르는 화타와의 모종의 관계도 밝혀질 것 같은데, 글쎄...

언제쯤 발생하는 이야기인지는 모르지만, 언봉을 마음에 두고 있는 예야시는 횡애와 언봉이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나서지 않는 것이 궁금해 직접 언봉에게 물어본다. 언봉은 그녀를 좋아하고는 있지만, 그녀의 마음속에 있는 그림자를 내려놓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횡애는 예야시에게 언봉을 두고 함께 경쟁하자고 청한다.

성도에서는 제갈량이 다섯번째 북벌을 준비중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나가다간 나라가 피폐해진다며 반대했지만 그동안 국력을 축적했다고 생각하여 오장원으로 출격한 것이다. 그를 맞는 것은 이번에도 사마의.
그 사마의의 앞에 조예-자의존자가 나타나 제갈량의 목표는 예전부터 오로지 '양주(서량)'이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가 자오곡을 통한 장안 기습을 선택하지 않고 항상 정공법으로 기산과 무도-음평을 치고자 한 것이 바로 양주를 점령하기 위해서라는 것.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날 그는 형주와 익주에 양쪽에서 장안을 공격할 예정이었으나 관우의 패배로 형주를 잃자 양주를 점령해 형주를 대신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조예는 사마의에게 이번에도 역시 '소모전'을 하도록 명한 후 자신은 적의존자, 오의존자와 함께, 제갈량의 요청으로 출격한 손권을 막으러 떠난다.

우부대는 오장원으로 향하다 들른 어느 마을에서 흰 옷을 입은 노인을 만난다. 그 마을은 많은 청년들이 전쟁터로 끌려가 슬픔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노인은 기억을 잃은 상태였는데, 횡애는 몰래 그를 찾아가 정말로 정신이 나갔는지 시험해본다. 그를 '친구'라고 부르는 것으로 보아 그가 바로 부활한 지국사임을 알 수 있다.
어쨌거나 일행은 오장원에 가서 전쟁에 참여한다. 처음 마주친 것은 공을 세우고자 혼자 나타난 황의존자. 그는 인간의 마음속 슬픈 기억을 끄집어내는 진에 일행을 빠뜨린다.

언봉이 처음 본 것은, 적은 양식으로는 세 남매가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누나와 아우를 위해 희생하려고 혼자 떠나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두번째는 누나와 헤어지는 모습, 그리고 세번째는 아우가 누나의 시체를 붙잡고 우는 모습이었다. 언제나 누나를 만나기만을 고대해온 그는 세번째 장면에서 충격을 받으며 그 때 몰래 접근하는 요괴를 알아채지 못한다. 다행히 나머지 일행들이 나타나 그를 구해준다.
본디 이 진은 진에 빠진 사람이 동요할 때 요괴가 몰래 접근해 처치하는 무서운 진이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슬픈 기억 하나씩은 가지고 있기 마련인데, 다행히 도유가 전혀 동요하지 않고 사람들을 구해낸 것이다. (역시 도유. 이 장면을 보며 역시 내가 사랑한 도유 답다는 생각을 했다) 안타깝게도 언봉 외의 다른 사람의 기억은 전혀 볼 수가 없다. 언봉은 자신의 경험에 따라 앞의 두 장면은 자신이 직접 겪은 것이나 뒤의 한 장면은 직접 본 것이 아니므로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며 나머지 일행을 격려한다. 이렇게 해서 무사히 진을 빠져 나온 그들 앞에 지국사의 모습에 언봉 스승의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나타난다. 언봉이 당황한 순간, 횡애는 그것이 황의존자의 술법임을 밝히고 황의존자는 그들 손에 죽는다.
이 때야 언봉은 스승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다. 자신이 처음 검기를 쓴 어느날 복면을 한 스승이 나타나 매일밤 무예를 가르쳤다는 것. 그는 본디 검에 맞는 성향이지만 화극을 쓰는 것은 다 스승에 대한 은혜라는 것이다. 스승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그를 꼭 한번 만나고 싶다는 언봉의 말에 횡애는 그가 그런데 자신이 계속 마음 속의 그림자를 놓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품에 간직하던 옥패를 새를 시켜 어디론가 보낸다.
이어 우부대는 계략에 따라 사마의를 처치하려다 그를 보호하는 청의존자때문에 실패한다.

적의존자의 술법으로 오군에 역병이 돈다
한편 오와 위의 싸움은 적의존자와 오의존자의 술법으로 인한 역병으로 손권과 육손이 물러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자신은 조부보다 더 대단한 업적을 이루지 않았느냐고 즐거워하던 조예는 청의존자의 구원요청을 듣고 급히 오장원으로 날아간다.
이 때 촉한에서는 호로곡에 사마의 부자를 유인하여 화공으로 죽이려는 작전을 진행중이었다. 골짜기가 화염에 뒤덮인 순간, 하늘에서 번개가 치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때맞춰 나타난 적의존자와 오의존자가 술법으로 비를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화가 난 언봉이 검기로 사마의를 공격했는데 뜻밖에도 조예가 사마의를 보호하려다 대신 검기를 맞았다. 조금 황당하긴 하지만, 그렇게 해야만 내용이 진행되는 셈이니 그냥 넘어가자.

이렇게 아무런 진척도 없이 다시 발목이 잡힌 채 군량만 축내게 된 촉한에서는 다시 북벌 반대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제갈량은 대의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다시 대량으로 군량을 확보하라고 명한다. 그런 와중에 횡애는 지난번 보낸 옥패의 답신을 받고 "어떻게 지금 나에게 그런 일을..."하며 흐느낀다. 지난번 위나라에 조예 암살건을 알려준 것을 보아, 본래는 위나라 첩자노릇을 그만두겠다고 하다가 마지막 임무로 누군가를 죽이라는 명을 받은 게 아닐까 짐작할 수 있다.

언봉이 승상암살명령을 받아들이자 슬퍼하는 횡애

이제 우부대의 마지막 임무가 남았다. 그 임무란 다름 아닌 '승상 제갈량 암살'이다. 백성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승산도 없는 북벌을 계속하는 제갈량을 처단해야 한다는 것. 명을 내린 증장사와 다문사는 언봉의 앞에서 자신의 신분을 밝힌다. 증장사야 물론 위연이고, 다문사는 등지였다. 등지를 소개할 때 '지난날 지국사와 함께 북벌에 참가했던'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으로 보아, 삼국지를 좋아한 사람이라면 지국사가 누군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전에도 짐작할 수야 있지만 말이다.
부활한 지국사의 명령이라며 언봉에게 직접 지국사를 만나보라는 말에 언봉은 지국사를 찾아간다. 그는 지난번 마을에서 만난 미친 노인이었다. 당시는 막 부활한 상태라 정신이 오락가락한 상황이었지만 지금 정신을 차리고 보니 북벌이 나라를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며 제갈량을 죽일 것을 명한 지국사는 자신이 언봉의 스승이었음을 밝힌다. 스승의 안목을 믿고 있는 언봉은 그 임무를 받아들여 다른 일행에게도 명을 전한다.
강오는 극력반대하고 단몽은 적극 찬성. 상장도 누나를 따라 찬성한다. 횡애가 반대의견을 제시한 것이 뜻밖이었다. 물론 결국에는 따라 나서지만. 촉한 비밀 정예부대라는 비우에 오로지 강오 혼자만 제갈량의 편에 섰다는 사실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

관성대에 있다는 제갈량을 찾아 나선 일행은 마충-장의 등을 쓰러뜨리고 제갈량 앞에 나선다. 자신을 암살하려는 사람들 앞에서도 제갈량은 담담하기만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런 우부대를 막아선 것은 동작존자 중 한 명인 백의존자였다. 지난번에도 싸워본 적이 있어 알지만 백의존자는 언봉과 똑같이 검기를 사용한다. 더욱이 조예와는 의형제를 칭하며 실력에서는 동작존자중 수위를 다툴 정도이다.
그는 '아버지의 유언'이라며 제갈량을 보호한다. 조금 의외의 상황이지만 그가 누구인지는 짐작할 수 있다. '스승인 장합을 죽인 원수'라며 비우를 죽이려는 것만 보아도 말이다. 그러나 백의존자가 단몽을 죽이려는 것을 제갈량이 만류한다.

마속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제갈량.

"마유상에게 가솔들을 돌보아 주겠다고 약속했다"며 마속의 딸을 죽이지 말라는 것. 그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횡애가 술법을 펼쳐 공간이동으로 달아난다.

그 후 비위가 제갈량을 찾아와 자신의 광목사였음을 밝히며, 본래는 비우의 대의에 이끌렸으나 승상을 암살하려는데 동의하지 못해 탈퇴한다면서 비우의 명단을 그에게 바친다. 명단을 본 제갈량은 놀라면서도 그들이 자신을 이해해주기를 바란다며, 자신은 선제의 유조를 받아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는 것을 재확인한다. 이른바 국궁진췌의 제갈량인 셈이다.
이 때 그가 남기는 마지막 한마디가 전 비밀의 열쇠다. "내가 우부대에 심어놓은 사람이 있다. 때가 되면 그가 알아서 '적절한' 행동을 취할 것이다"라는 마지막 한마디가.
그가 심어놓은 사람이란 누굴까?

한편, 임무에 실패한 우부대가 영채로 돌아가보니 뜻밖의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강오가 승상 암살 명령에 반발하여 나머지 비부대의 대원들을 설득해 죄값을 치루겠다고 사마의를 죽이려고 갔다는 것. 물론 사마의의 유인책이라고 위연등이 반대했지만 그들을 말릴 수가 없었다. 놀란 언봉 일행은 동료를 구하려 달려갔지만, 다친 소양만 발견할 수 있을 뿐이었다. 매복한 적의존자의 손에 상횡이 죽고 나머지는 다친 채 뿔뿔이 흩어졌다는 것이다. 소양을 데리고 돌아가면 동작존자로부터 강오와 유조를 살리고 싶으면 직접 오라는 문서가 와 있다. 지난번 장합 때 비우가 쓴 계책 그대로였다.

증장사 위연은 그들 때문에 다른 부대원을 희생시킬 수 없다고 했으나, 제갈량의 인의로운 모습을 본데다 형제처럼 지내던 동료들이 그 한번의 명령으로 죽어가는 것을 본 언봉은 자신의 잘못이라 생각하고 혼자 약속장소에 나간다. 뒤를 따르던 예야시마저 매몰차게 쫓아낸 다음 가보니 유조의 시신이 놓여 있다. 놀랍게도 그를 죽이려고 매복한 사람은 다름 아닌 강오였다.

언봉을 구하는 예야시

강오는 지난날의 정을 돌보지 않고 수많은 궁수들에게 활을 쏘게 해 언봉을 상처입혔다. 언봉은 차마 동료를 공격하지 못한 채 쓰러지는데, 그런 그를 예야시가 업고 달아난다. 강오가 뒤를 쫓아오자 급한 상황에서 예야시는 언봉이 검기로 만들어 준 팔을 날개처럼 펼쳐 날아가 버린다. 그녀의 마음을 알게된 언봉은 그녀에게 나중에 자신의 아내로 맞겠다는 약속을 한다.
이 사건을 겪고 나니 제갈량이 심은 사람이 강오를 말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돌아온 후 앓던 소양마저 죽고 나자 언봉은 과연 스승의 명령이 옳았던 것인지 의심하기 시작한다. 스승의 지위라면 직접 승상을 찾아가 말로 설득할 수도 있었을텐데 어째서 극단적인 방법을 취해야 했는지 궁금했던 그는 병으로 앓아누운 스승이 정신을 차리기 전에는 임무를 계속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것을 기다리지 못한 단몽은 홀로 제갈량을 찾아갔다가 죽음을 당한다. 무력 공격의 삼대 축을 이루던 강오-단몽이 빠짐으로써 그 이후로는 전투가 조금 어려워지는 것 같다. 그래도 상장과 마기를 잘 키워놓았다면 쓸만하긴 하다. 어쨌건 단몽의 죽음으로 흥분한 언봉은(혹시 마음이 좀 있었나? ^^;) 백의존자와 대등하게 검기 대결을 펼친다. 그러다 하필 검기의 파편이 튀어 제갈량이 맞자 백의존자를 그를 보호하기 위해 물러가고 강오가 다시 앞을 가로막는다. 그 싸움에서 진 강오는 자결로 생을 마감한다. 언봉은 그와 처음 만나 친구가 되었던 장면을 떠올리며 슬퍼하다가  스승인 지국사를 찾아가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다.

지국사 조운

이때에야 명확히 밝혀지지만 지국사는 다름아닌 조운이다. 그는 지난날 형주에 있을 때 제갈량과의 옛일을 떠올린다. 마음 아픈 장면이라 옮겨놓는다.

"군사는 바둑을 둘 때는 이렇게 민첩한데 군사를 다룰 때는 아주 엄격하고 기교를 쓰지 않는구려."
"그것은 책임 때문입니다. 바둑이야 지면 그뿐이지만 전쟁에서 지면 피해가 크니까요."
"하지만 앞으로는 군사에서도 이런 기교를 발휘하는 것이 좋겠소."
"언젠가 제가 모든 것을 던져버릴 수 있게 되면.... 그 때는 배수의 진을 치게 될지도 모르지요."

지난날 조운과 제갈량이 나눈 대화


조운은 자신이 직접 제갈량을 찾아가 북벌을 중단하라고 설득했지만, 제갈량은 선제의 유명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죽지 않는 한은 절대 그만둘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암살 명령을 내렸지만 그 때문에 자신의 손자까지 죽게 되었다고 조운 역시 안타까워한다. --> 여기서 명장의 손자라는 유조가 다름아닌 조운의 핏줄임을 알 수 있다. 
이걸 보니 혹시 제갈량이 심어 놓았다는 사람이 조운을 말하는 걸까 싶기도 한데...

한편 위나라에서는 언봉의 검기에 당한 조예가 "나는 조부보다 더 훌륭했을까...." 라는 말을 남기고 목숨을 잃는다. 그 뒤는 쌍둥이 형인 조선이 계속 조예노릇을 하는데, 사서에 나와 있는 것처럼 젊었을 때는 영민했던 조예가 말년에 갑자기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된 것은 바로 이때 사람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제 마지막 장면이다.
조운과 위연, 등지가 이끄는 남은 비우부대는 제갈량과 담판을 짓기 위해 세번째로 관성대를 찾아간다. 가로막는 마대와 강유를 물리치고 다시 한번 백의존자와의 싸움이 벌어진다. 항상 두건을 푹 눌러쓰고 있던 백의존자가 처음으로 얼굴을 드러내는데, 놀랍게도 머리색만 다르고 언봉과 똑같은 모습이다. 그의 이름은 서모운-서서의 셋째아들이다. 서모운과 언봉은 격렬한 전투끝에(좀 황당하게도 그들의 전투장면은 볼 수 없다) 서로의 검기가 합쳐져 한 사람이 된다. 서모운은 사라지고 흰머리가 된 언봉만 남게 된 것이다. 하나가 된 그는 본래 서모운이 헤어진 동생 황보모운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황보 모운은 서서의 양자이자 조예의 의형제로, 언봉보다 더 강력한 검기를 지니고 있었다. 스승 장합이 비우부대에 의해 죽음을 맞자 그들에게 복수하려 했으나 양부인 서서가 정말로 장합을 죽음으로 몰고간 것은 사마의라고 하기에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검기를 펼쳐 서서를 해치고 만 그였다. 서서는 죽어가면서 그에게 친구인 제갈량을 보호해달라고 부탁했고 양부를 해친 죄책감에 그는 동작존자 무리에서 떨어져 홀로 제갈량의 곁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조금 이상한 것은 그렇게나 인의롭던 언봉이 자신의 손으로 아우까지 죽였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제갈량을 죽이려드는 것이었다.

제갈량은 지난번 맞은 검기에 자신은 이미 죽었을 것이나 서모운이 준 검기로 겨우 살아 있었던 것 뿐이라며, 지금 그 검기가 점점 사라지는 게 느껴진다면서 마지막으로 한군의 군영을 보고싶다고 말한다. 조운이 직접 그를 제단으로 데려가자 제갈량은 선제 유비를 떠올리며 죽음을 맞는다.
제갈량의 최후


그 때 사랑하는 조예의 죽음에 흥분한 적의존자가 복수를 하겠다고 나타난다. 횡애가 '누이'라고 부르며 '지난날 약속을 잊었느냐'며 그녀를 만류하지만 그녀는 '마화(魔化)'하여 비우를 공격한다. 그녀를 쓰러뜨리고 나면 횡애가 그녀를 데리고 '언니를 보러 가자'며 무산으로 사라진다. 훗날 언봉이 예야시와 함께 그녀의 고향으로 떠날 때 다시오겠다는 말을 남긴채.

언봉, 즉 황보조운은 예야시를 고향에 데려다 준 다음, 전설의 산해계를 찾아가겠다고 한다. 본래 검기는 동생인 황보모운이 더 많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운명이 산해계로 가야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덕분에 하나가 된 다음에는 황보조운도 운명을 깨닫고 가려는 것이다. 그 운명이란 시작부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산해계에 봉인된 천녀 청아를 해방시키는 것이리라. 스승 조운과 작별의 인사를 나누며 제갈량이 죽은 후 위연과 양의가 서로 다투게 되었다는 말이 잠깐 나온다.
내가 하고픈 말이었다. 그들이 너무 단순한 것은, 제갈량이 죽는다고 나라가 안정된다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더욱이 북벌을 하지 않는다고 그들의 촉한이 무사하리라고 생각한 것도 오산이다. 게임에서야 제갈량의 북벌이 나라를 기울게 했다고 하지만, 본래 제갈량은 정치력이 뛰어난데다 서천은 물자가 풍부해서 그의 북벌이 망국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지는 않았다. 더구나 삼국시대에 전쟁이 많이 벌어져 전국 인구가 감소하긴 했으나 그것도 꼭 촉한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물론 나도 일부 영웅주의 때문에 죽어가는 이름없는 백성들이 안타깝지만, 대의는 또한 대의로써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 오로지 백성만 위할 생각이라면 나라를 들어 아예 조예에게 주어 버리는 것이 가장 마땅하지 않을까? 만일 그렇다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과연 조운이 그런 '항복'을 생각하기나 했을까?

그 이야긴 여기서 접고, 어쨌거나 조운은 황보조운이 돌아오면 함께 어지러운 시국을 안정시키자고 약속한다.

승상 암살 명령을 받을 때쯤, 조운은 황보조운에게 "나도 '운', 너도 '운'이니 우리는 모두 '한나라의 운(漢之雲)'이다. 이 한나라를 짊어지고갈 사람들이다"라고 말했었다. 이것이 게임 제목의 의미인데 개인적으로는 조운의 생각자체가 조금 유치하다는 느낌이다.

황보조운에게 작별인사하는 횡애

황보조운이 떠날때가 되자 과연 약속대로 횡애가 찾아왔다. 그녀는 자신은 본래 천녀 청아가 인간세상으로 가져온 하늘의 악기 중 '생황'의 현신이며, 낙수여신, 무산선자, 적의존자와는 자매간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그러면서 점을 쳐보니 산해계로 가면 위험한 일이 많다고 나왔으니 조심하라며 그럴 때 도움이 될 것이라며 비단 주머니 하나를 건네준다. 그렇게 황보조운과 예야시는 떠나고 조운은 마지막으로 횡애에게 대체 정체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
횡애는 도리어 그에게 제갈량을 죽인 것은 조운이 아니라 그 자신이라면서 놀라운 사실을 전한다.

횡애의 자매는 금의 현신인 무산선자 금아, 피리의 현신인 낙수 여신 적아, 그리고 종의 현신인 적의존자 경아 등이었다. 어느날 그들 자매는 '훌륭한 남자를 찾아 진정한 사랑을 얻자'는 내기를 했다. 물론 대신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말이다.

첫째인 무산선자 금아가 고른 사람은 다름아닌 주유였다. 그녀는 자신의 생명을 버릴 정도로 희생하면서 마침내 주유를 얻어 함께 은거하게 되었으므로 가장 행복한 케이스.
둘째 낙수여신 적아가 선택한 사람은 그 시대 최고의 문인 조식이었다. 그러나 조식은 아름다운 형수와 불륜에 빠져버리면서 그녀를 잊고 말았다. 적아는 이 일로 큰 충격을 받았는데, 분위기 상 죽은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막내인 경아는 조예를 선택했다. 본래는 그녀 역시 조예를 설득해 떠날 생각이었으나, 할아버지보다 더 큰 업적을 세워야 한다는 열정에 불탄 조예에게 도리어 설득당해 동작존자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언니들과의 약속때문에 한번도 비우 부대원들을 죽이려 한 적이 없었지만, 조예가 죽자 결국 모든 기운을 소진하면서까지 그들에게 복수하려 한 것이다. 여기서 지난번 횡애가 조예를 암살하려는 사실을 알려준 사람이 이 적의존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횡애가 선택한 사람은 다름아닌 제갈량이었다. 항상 그녀를 따라다니는 착한 사제 도유는 바로 젊은 시절 제갈량의 모습으로 그녀가 만들어낸 초인(草人)이었다. 평소 말이 없고 황의존자의 이상한 진에 빠져서도 침착을 유지한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가 제갈량이었다니 놀랍기도 하지만, 역시 나는 제갈량을 알아보고 그를 제일 아꼈던 걸까 싶은 생각도 든다.
당시 제갈량은 포부가 큰 젊은이였지만 자신을 알아주는 주인을 만나지 못하는 것을 한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결국은 횡애, 즉 생아를 버리고 지역 유지인 황승언의 딸과 결혼했다. 이 일로 화가 난 생아는 그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유비를 인도하여 그를 만나게 해주었다. 그리하여 제갈량은 유비의 군사가 되었던 것이다.

횡애와 젊은시절 제갈량의 약속

젊은 시절 영웅 이야기를 하면서 제갈량은 그런 싸움으로 백성들이 힘들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생아에게 만일 나중에 자신이 초심을 잃고 그런 일을 하게 되면 옥패를 보내 자신을 깨우쳐 달라고 부탁했다. 제갈량의 곁을 떠나 떠돌던 생아는 두 번째로 마음에 드는 청년을 만났는데 그가 바로 황보조운이다. 그녀는 그를 따라 비우에 들어갔는데, 시시때때로 제갈승상이 전쟁에 능하지 못하다느니, 백성을 생각지 않는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한 것은 그런 사정 때문이었다.
결국 그를 완전히 놓아주기 위해 그가 준 옥패를 보내었을 때 그녀 조차 지난날의 약속을 잊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제갈량은 그 때의 약속을 기억하고 있어서 "선제의 부탁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만일 나의 이 행동이 정말 잘못된 거라면 나를 죽여달라"고 대답했던 것이다.
생아는 슬퍼하면서도 그 말을 따르려 그의 장막을 찾았으나 이미 심한 병을 앓고 있는데다 밤늦도록 군무에 시달리는 그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움에 그냥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1년에 한번만 점을 칠 수 있는 그녀는 벌써 황보조운을 위해 점을 쳤기 때문에 언니 금아에게 부탁해 제갈량의 점괘를 뽑아보게 했다. 그랬더니 얼마 후 제갈량이 이끌던 군대가 대패하여 제갈량은 그 벌로 파직당하고 옥에 갇혀 죽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차마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생아는 일부러 조운에게 그의 암살을 미뤘고 조운은 이를 황보조운에게 맡겼다. 그녀는 황보조운이 명령을 거절하기를 바랐다면서 자신이 사실은 아직까지도 그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반전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제갈량이 말한 '우부대에 심어둔 사람'이란 바로 횡애였던 것이다. 그녀가 취한 '적절한' 행동은 바로 그의 암살이었고, 제갈량은 그것을 기대하고 일부러 관성대에 나가 자객들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점괘처럼 될리도 없고, 본래부터 야망 때문에 황승언의 사위가 되었던 것도 아니라며 속으로 외치면서도 그와 횡애의 옛 이야기가 무척이나 가슴아팠다. 도유를 옛날 그의 모습으로 만들어 함께 다니면서 변해가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았을 횡애의 기분은 어땠을까.

종회군앞에 나타난 제갈량


이렇게 <한지운>의 이야기는 끝이 난다. 본디 조운은 제자가 돌아와 함께 나라를 바로잡기만을 기다렸지만 황보조운은 끝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횡애가 준 비단 주머니에는 단지 '예야시는 두고 가라'는 글 뿐이었고 때문에 예야시는 황보조운이 떠난 바닷가에서 하염없이 그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밤, 바닷물을 출렁이며 한 여인이 검을 안고 예야시 앞에 나타난다. 그녀는 예야시에게 검을 건네며 '황보모운은 산해계에서 장렬히 전사했고 이것이 그의 검이다'라고 일러준다. 검에서 솟아오른 황보조운은 자신이 산해계로 들어가자 동생인 황보모운이 의식을 지배하게 되었다며 함께 있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하지만 산해계와 인간계는 시간의 흐름이 달라 이 때 인간세상은 많은 시간이 흘러 예야시 역시 죽은 후였다. 단지 그녀의 의식만이 여전히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뿐이었다.
검을 가져다 준 사람은 산해계의 청룡성자이다. 산해계에서의 그녀와 황보모운 등의 이야기는 <헌원검 5>로 이어진다. 말하자면 외전이 시대적으로는 앞서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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