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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고서랑은...

    예스러운 배경의 소설과 드라마를 이야기합니다.

취미/독후감

하얀 성, 오르한 파묵

by 와룡 2007. 1. 30.

<내 이름은 빨강>이라는 오르한 파묵의 작품이 서점에서 눈에 띄었다.
평을 읽어보니 재밌다는 사람도 있고 전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장미의 이름>과 유사하다는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걸렸다. 그 많은 사람이 좋아하던 작품이지만, 나는 조금 별로였으니까.

그래서 그 작품보다는, 좀 더 예전에 쓴 그의 작품을 먼저 읽어보고 싶었다. 굳이 그의 소설을 읽겠다고 생각한 것은 최근들어 터키라는 나라에 무척이나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하얀성>을 택했다.
이 작품은 소개글에서도 말한 것처럼, '내가 누구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고자하는 내용이다.

이탈리아의 한 귀족. 똑똑하고 오만하던 청년은 배를 타고 가다가 터키 해적선의 포로가 되어 터키로 잡혀간다. 그간의 지식으로 의사인 척 하면서 목숨을 건진 그는 파샤의 신뢰를 얻어 조국으로 탈출할 날만을 기다린다. 그렇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자신과 똑같이 생긴 호자라는 학자의 노예가 되는 것이었다. 이탈리아, 말하자면 유럽의 문화를 부러워하던 호자는 그가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을 얻고 난 후에야 그를 놓아주겠다고 한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파샤(장군)부터 시작하여 파디샤(왕)의 믿음까지 얻으려고 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발버둥쳐도 호자는 여전히 주인공을 뛰어넘지 못한다. 그는 어떻게든 무지한 터키인들을 문명으로 인도하고자 하지만, 결국 자신도 파디샤의 눈길을 받기 위해 미신을 따르는 점성술사가 된다.

마지막 목표로 그들은 대단한 무기를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하기로 한다. 그렇지만 이 무기는 전쟁에서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줄곧 생각해온 호자는 마침내 터키를 떠날 결심을 굳힌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서로의 신분을 바꾸고 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대사가 없고 문장이 긴 이 작품에 그다지 푹 빠지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배경 때문인지 조금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그의 작품을 하나 정도는 더 보고 평을 내려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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