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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고서랑은...

    예스러운 배경의 소설과 드라마를 이야기합니다.

취미/독후감

종이의 음모, 데이비드 리스

by 와룡 2007. 2. 19.

 오랜만에 만난 매력적인 소설 중 하나라는 생각이다.
정말 재밌는 책은 뒷부분이 궁금하면서도 읽기가 아깝다. 한 때 고룡의 작품에 푹 빠졌을 때 그런 느낌이었었다.

종이의 음모는 실제 있었던 남해회사 버블 사건 전에 일어난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제 막 증권의 시대가 문을 열었을때, 아직 사람들이 채권이며 주식에 관해서 잘 모르던 시절, 실제적인 가치가 있던 금과 은이 '돈'이라는 종이의 약속으로 변해가면서 사람들의 마음 속에 다른 가치관이 자리잡게 된다. 이 '종이'라는 것은 사회의 약속이기 때문에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무가치한 종이를 가치로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증권에 대해 관심을 가진지 얼마되지 않았던 때이므로 이 책의 소재에서부터 이미 큰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오랜만에 매력적인 주인공을 만났다는 사실이다. 유대인인 벤자민 위버는 권투선수였다는 설정에서부터 이미 무척 남성적인 매력이 있으며, 외모며 말투가 무척 느낌이 좋다. 완벽하지 않으면서도 차분하고 열정적인 모습도 매력적인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하다.
증권에 대해서는 무지한 상태이던 그가, 아버지가 살해당했다는 제보(?)를 통해 오랫동안 헤어졌던 가족과 마주하고 아버지의 직업이었던 증권중매업을 알아가기 시작하면서 독자 역시 그와 함께 세계 최초 증권 골목을 구경할 수 있게 된다.

결론은 조금 아쉬운 점이 없지 않지만, 매력적인 주인공, 매력적인 소재, 매력적인 배경에 이리저리 얽히고 설킨 내용을 읽다보면 시간이 아깝지 않다. 정말로 오랜만에 괜찮은 작품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며, 누가 묻는다면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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