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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고서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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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뮤지컬과 음악

신승훈 20주년 기념 앨범

by 와룡 2010. 11. 18.

벌써 20주년이라니, 놀랍다. 신승훈 본인도 말했다시피 데뷔때나 지금이나 외모가 거의 그대로다. 하긴, 데뷔 때 좀 나이들어 보이긴 했지.

난 자칭 신승훈의 팬이요, 앨범도 다 샀지만, 실은 신승훈이 요즘 뭐하는지, 어떤 공연을 하는지 꿰고 있지는 못하다. 말하자면 잠재적인 팬이다. 슈퍼스타K 때문에 엠넷 홈피를 들락거리다가 신승훈이 데뷔 20년이 되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베스트 앨범같은 덴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새롭게 녹음했다는 얘기에 바로 구입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내 손에 없어서 앨범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얼른 보고 싶지만, 다담주에나 가능할까...

노래는 들어봤는데, 오랫만에 옛 노래를 들으니 역시 노래가 좋았구나 생각이 든다. 다른 가수들이 부른 걸로 들어봐도, 신승훈이 아니라 다른 가수가 불렀다면 참 좋은 곡이라는 말 들었음직 하다. 안타깝게도 그의 목소리는 이제 가끔 드라마의 OST로 나올 때나 사람들을 감동시키게 되어버렸으니.

확실히 신승훈은 지난날 보다 힘이 많이 빠졌다. 약해졌다는 게 아니라 여유로워졌다는 뜻이다. 오랜 무명시절을 겪고 막 데뷔한 초기의 애절하고 신비롭던 모습은 많이 사라졌다. 하긴 TV에서 장난스레 얘기하는 모습을 보면 '때문일~~~거야'로 수많은 소녀팬을 자지러지게 만든 노래를 부른 사람이라곤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니까.

대신 힘이 들어가지 않은 노래를 들으면 다소 마음이 편안해진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미니 앨범 《Radio Wave가 그렇다.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 없는 담담한 이야기같은 노래. 그래서인지 신승훈의 요즘 노래들은 신승훈이 부르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 정말 노래 잘하는 사람만이 소화할 수 있달까.
2008/11/03 - [미디어/뮤지컬/음악] - 신승훈, 첫번째 프로젝트앨범

이번 기념 앨범에서도 그는 지난 히트곡들을 힘을 많이 빼서 불렀다. 그래서인지 확실히 뭔가 간절하고 쓸쓸한 느낌은 덜하다. <보이지 않는 사랑>이라든지 <미소 속에 비친 그대>는 들으면 눈물이 날만큼 안타까워야 제맛이긴 하지만, 다른 곡들은 지금 부른 느낌도 괜찮은 것 같다.

들으면서 생각해보니, 비록 앨범은 샀지만 1~4집은 테이프다 보니 사라졌다... 사실 그의 베스트 앨범은 1~2집인데, 그 타이틀 곡을 들어보니 다시 그 때 앨범이 그리워진다. 이제와서 CD버전 구하기도 힘들고 MP3로 다운받자니 뭔 이유에선지 이용권으로는 불가능 하고. 결국 남은 돈으로 일단 끌리는 곡 2집의 <쉬운 이별>과 4집 <사랑 느낌>만 받았다. <쉬운 이별>은 팬들이나 아는 노래지만, 1집의 <두 번째의 사랑> 같은 곡이랄까, 한 때 참 많이 따라불렀었다. <사랑느낌>은 그가 변화를 시도한 4집의 대표적인 곡이다. 곡 초반 속삭이듯 부르는 노래가 특징.

 
<쉬운 이별>                                    <사랑 느낌>

이번 기념 앨범 두번째 CD에는 다른 가수들이 부른 신승훈의 히트곡들이 들어있다.
개인적으로는 기존 곡을 많이 건들지 않으면서 색다른 목소리를 실어준 <엄마야>, <나비효과>가 마음에 든다.
장재인이 부른 <나비효과>도 들어봤는데 정엽이 훨씬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간절한 느낌의 신승훈 곡을 몇 곡 더 불러주었으면 싶다.

 
<클래지콰이 :: 엄마야>                       <정엽 :: 나비효과>

싸이가 부른 <비상>은 처음 들었을 땐 다소 짜증스러웠는데 자꾸 들으니 이런 버전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제일 마음에 들지 않은 건 2AM이 부른 <널 위한 이별>이다. 곡 전체에 깔리는 쿵쿵거리는 소리가 너무 거슬린다. 그 소리가 마치 박자를 조절하는 것 같아서 가수가 그 박자에 억지로 맞추려는 느낌이다.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노랜데, 가수의 목소리가 노래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신승훈이 프로듀싱한 걸그룹이니 어쩌니 하길래 기대했건만.

MBC 대국민 오디션 <위대한 탄생>에 신승훈이 멘토로 출연한다는 소식에, 나도 꼭 보기로 결심했다. 멘토 면면을 보아하니 신승훈이 제일 말을 많이 할 캐릭터라 시청자들의 눈총을 받지 않을까 다소 걱정이 앞서지만, 한편으로는 쇼에서 보여주던 모습과는 다른 진지한 뮤지션 모습도 보여주리라 기대해본다.
주로 발라드 + 약간의 댄스곡만 부르는 신승훈이지만, 여러가지 장르도 작곡하고 있다하니, 이번엔 발라드 지망생 말고 좀 더 다른 장르의 지망생을 지도해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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