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천도룡기 2019 - 딸을 보내는 아빠의 심정

2019.03.30 14:55미디어/영화/드라마

의천도룡기에서 내가 꽤 감동적인 장면으로 꼽는 것 중 하나가 양소 - 기효부 - 은리정 - 양불회 이야기다. 이번 2019년판에는 특히 양소와 양불회를 맡은 배우가 마음에 들어서 더욱 기대하며 지켜보았다.

양소는 처음엔 장무기와 양불회 사이를 오해하고 흐뭇해하다가 딸의 상대가 장무기가 아니라 나이가 배나 많은 은리정이라는 사실에 충격 받았다. 선대의 은원도 은원이지만 나이가 너무 차이가 나는 것도 마음에 걸렸을 테지. (솔직히 이번 2019년판 은리정은 너무 아저씨같다...)

아버지 뻘 되는 남자와 행복해하는 딸을 보는 아빠의 심정

양소와 기효부가 만나는 장면을 보면, 기효부는 은리정과 혼약만 있었을 뿐 몇 번 만나지도 못했고 별 감정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은리정은 달랐던지, 기효부와 자신이 서로 죽고 못사는 연인이 되었다고 생각했나보다. 그래서 몇 번 만나지도 못한 약혼녀를 그 오랜 세월 기다리고, 잊지 못하고, 명교에 원망을 품고, 끝내 그 딸의 모습에서 그녀의 모습을 찾으려고 했다. (그 뒤를 이어받은 게 송청서다. 그저 주지약이 예쁘니까 혹해서는... 뭐, 그렇게 말하면 장무기도 다를 바 없지만)

아무튼 절대 반대를 외치던 양소도 장무기에게 설득되고 딸이 은리정과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결국 받아들인다. 어차피 메인 스토리가 아니니까 아주 많은 시간을 할애하진 않았지만, 어떻게 보면 너무 쉽게 받아들였다 싶긴 하지만. 양소도 반대로 인해 사랑하는 여자와 이어지지 못한 경험이 있으니 딸의 사랑을 지켜주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결국 은리정을 찾아왔다. 그렇게 증오하던 양소를 보고 긴장한 은리정.
은리정이 따라준 차를 마심으로써 두 사람을 허락해주는 가엾은 아버지...

오래전 양조위 주연의 드라마에서는 양불회가 다소 못된 아이였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양불회는 얼굴도 곱고 말하는 것도 귀엽고 아주 마음에 든다. 

사랑이라는 것은 참 예측하기 어렵다. 

장무기처럼 조민 얼굴만 보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나이와 외모에 관계 없이 좋아하게 되는 양불회 같은 사람도 있다. 나는 양불회 같은 사랑을 좀 더 지지하지만, 누구나 중요하게 여기는 게 있으니 어쩔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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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리대랑2019.04.13 02:42

    저도 장무기는 별로지만 제 사랑 양조위가 했던 장무기기 장무기로 각인되어서 마치 양조위를 싫어하신다는거 같아 맘이 아프네요 ㅋㅋㅋ 근데 은리정 정말 아재포스 ㅠㅠ 제 기억엔 은리정이 기효부 보고 반해서 혼약을 넣었던거 같은데 읽은지 오래되긴 했나봐요 가물거리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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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lyingdragon.tistory.com BlogIcon 와룡2019.04.13 18:40 신고

      장무기 하면 양조위죠! 그간 무수한 장무기가 있었지만 생각나는 건 늘 양조위더라고요!
      그렇지만 장무기는 누가 연기해도 밉상이에요 ㅠㅜ 어제 본 장면에서도 별로 위험하지 않은 조민은 보자마자 구해가면서 붙잡혀서 고문당할 주원장은 그냥 냅두고 가는 거 있죠? 와 정말... 김용님은 어떤 의미로 저런 사람을 주인공으로 만들었을까요?!
      그나저나 은리정은 기효부를 많이 좋아했었군요. 그럼 저런 행동이 이해가 가요... 그렇게 혼례 올리기만을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누가 홀랑 빼앗아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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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리대랑2019.04.13 21:49

    김용선생 작품중에 주인공보다 주변인물이 더 매력적이고 멋있는 작품이 몇있는데 그중 하나죠 위소보 같은 인물도 주인공으로 만드셨는데 우리의 단예도 있고 장무기정도면 애교죠 ㅋㅋㅋ 전 기효부가 대단하다고 봐요 그 시대에 사부나 부모의 명이면 목숨도 내놓던 시대인데 사랑하나로 정사의 구분도 혼약도 저버릴 용기를 낸다는것이 쉽지는 않았을텐데요 은리정은 좀 가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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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lyingdragon.tistory.com BlogIcon 와룡2019.04.13 22:04 신고

      단예는 소봉으로 커버되기 때문에 참을만 했나봐요. 달리 중요한 역할도 아니...라고 여기면서요.
      주지약과 기효부의 가는 길을 보면 기효부가 대단하긴 해요. 아마 아이가 생겨서 더 용기를 냈던 게 아닐까요? 은리정에게 특별히 감정이 없었다면 양소 같은 사람앞에서 뭘 어쩌겠어요... 저는 양소가 딸과 은리정을 허락해주고, 양불회도 그런 이야기가 있는 남자를 진심으로 좋아해준 게 감동적이었어요. 은리정에겐 복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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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리대랑2019.04.13 22:48

    천룡팔부 개정판 소식에 소봉이랑 아주 좀 바꿔주시지 간절히 바랬는데 뜬금 단예만 ㅋㅋ 정말 천룡팔부는 소봉이 열일했죠 양소는 아마 정혼자를 뺏았다는 죄책감도 컸을거고 불회가 엄마를 닮았다면 반대도 소용없단걸 알았겠죠 정혼자 뺏기고 독수당하고 일생이 불행했으니 그정도 복은 주어야죠 은육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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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lyingdragon.tistory.com BlogIcon 와룡2019.04.14 10:53 신고

      천룡팔부 드라마 또 찍는다는데요. 저는 황일화판/종한량판 재미있게 봤는데 또 나온다니... 근데 사진 보면 제가 원하는 소봉이 아니에요...!! 그래도 막상 보면 또 모르죠.
      천룡팔부 책은 언제 나올까요... 기다리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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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리대랑2019.04.14 16:02

    올 하반기라고 하던데요 전 개정판은 별로~ 와룡님 번역이면 참고 보겠는데 ㅋㅋㅋ 참 고룡판권 문제로 저희 카페회원이 근무하는 출판사가 문의드렸다던데 어찌 출판 가능성은 있을까요? 대기영웅전 기대했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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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lyingdragon.tistory.com BlogIcon 와룡2019.04.14 20:42 신고

      하반기군요... 음.
      아, 연락하신 출판사가 대랑님 아시는 쪽이었군요! 상세한 사정은 분명히 그 지인께서 더 잘 아실듯요. 공개된 곳이라 제가 여기서 뭐라 남길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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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리대랑2019.04.14 21:21

    시작한지 얼마안된 출판사라 바쁜지 카페에 잘 못와서 궁금해서요 ㅋㅋ 잘됬으면 좋으련만 요즘 국내 무협시장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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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rless2019.04.22 22:28

    저도 김용소설 드라마는 많이 안 봤지만 장무기는 양조위밖에 생각이 안 납니다.

    그리고 장무기가 조민에게 넘어간 건 아무리 생각해봐도 조민이 올인전략으로 채간 거죠. 결혼식장 난입장면은 의천도룡기 최고의 명장면이었다고 봅니다 ㅋㅋ

    아무튼 소설에서 양불회를 시집 보내는 양소의 묘사는 간략히 넘어간 감이 없지 않았는데 드라마에서 이런 식으로 해석을 했다는 건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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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lyingdragon.tistory.com BlogIcon 와룡2019.04.22 23:01 신고

      이번 드라마는 장무기의 마음을 좀 더 조민쪽으로 명확하게 표현했다고 하네요. 생각보다 덜 미워서 제가 나이가 들어서 이해심이 많아진 건가 했는데, 아무래도 연출을 그렇게 해서 제 마음도 그랬나봐요. 안그래도 이제 막 말씀하신 결혼식 부분을 앞두고 있습니다 ㅎㅎ
      이번 드라마는 양소가 아주 주요 인물로 나와서 그런지 관련 장면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