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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고서랑은...

    예스러운 배경의 소설과 드라마를 이야기합니다.

취미/독후감

파이이야기, 얀 마텔

by 와룡 2007. 1. 30.

책 평가 좋고, 광고도 많고, 이제 곧 영화화되기까지 한다는 극찬을 받은 소설, 파이 이야기다.

신비하면서 수수께기 같은 일도 있고, 거기다 신이 존재한다는 놀라운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평가를 보고 기꺼이 사기로 했지만, 받아본 후 책 자체의 질에 먼저 실망했다.
요즘은 책들이 워낙 잘 나오는데, 이 작품은 겉표지부터 종이질까지 참 별로다. 더욱이 너무 두꺼웠다.

읽기 시작해서는 또 그 내용의 산만함에 실망하고야 말았다. 아마도 개인적인 느낌의 차이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훌륭하다고 느끼는데 나만 다르다는 것은 조금 안타까운 느낌이랄까.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동물원을 하던 아버지 밑에서 살던 파이. 가족들과 캐나다로 이주하면서 몇 마리 동물들을 데리고 배에 오른다. 그러나 이 배는 난파당하고 가족들은 모조리 물에 빠진 상황에서 그 혼자만 구명 보트에 올라타 목숨을 건진다. 이 보트에는 몇마리의 동물들이 함께 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다름아닌 그가 살려준 호랑이 리처드 파커였다.

먹을 것, 마실 것이 부족한 망망대해에서 무서운 호랑이, 다친 얼룩말, 날카로운 하이에나, 커다란 오랑우탄, 그리고 어린 소년이 작은 배에 올라타 있다. 가장 작고 힘없는 소년이지만, 인류는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하나씩 죽어가는 동물들 속에서 파이는 어떻게 하면 살아날 수 있을까를 연구하기 시작한다. 어린아이의 머리에서 그 모든 생각들이 나왔다는 것이 놀랍기는 하지만, 사람이란 원래 위급 상황에서 초인적 능력을 발휘한다고 하니 이해는 간다. 그렇지만 그가 하는 행동, 그 묘사를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배와 바다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일까. 책을 읽는 내내 잔인하다는 생각만 들 뿐, 이 꼬마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집중이 되지 않았다.

이 작품이 반전 영화가 된다고 하니, 대충 어떻게 될지는 짐작이 간다. 그렇지만 내가 그 영화를 보게 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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